[국정감사] 통신국사 2곳 중 1곳 '부적합'···정부·통신사 '안전불감증'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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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경진 의원

전국 통신국사 두 곳 가운데 한 곳이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관리·감독 권한이 있는 정부는 시정명령 통보 이후 현장 확인도 거치지 않았고, 단 한 번도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았다. KT 아현국사 화재 등 대형사고 이후에도 '안전불감증'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김경진 의원이 국립전파연구원 중앙전파관리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분기 전국 594곳의 통신국 설비를 표본조사한 결과 45.9%에 이르는 273건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48%로 부적합 비율이 가장 높았다. 강릉은 15%, 광주는 11.7%, 대전은 7.3%, 부산은 5.8% 등이었다.

사업자별로는 KT가 117건으로 가장 많았다. SK브로드밴드는 31건, LG유플러스는 29건으로 각각 나타났다. 조사 건수 대비 부적합 판정을 받은 비율을 의미하는 '부적합율'은 SK브로드밴드가 69%로 가장 높았다. 그 뒤로 KT 48%, LG유플러스 44% 순이었다.

이보다 앞서 1분기 부적합 판정을 받은 통신국이 23%였지만 2분기에는 증가했다.

국립전파연구원 고시에 따라 중앙전파관리소는 2008년부터 전국 2만여곳의 통신국 중요 설비와 옥외설비, 중요 데이터 등에 대해 기술 기준 적합 조사를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부적합률이 높은 것은 당국의 안일한 관리·감독 때문으로 지적됐다.

부적합으로 판정하고도 후속 조치를 사실상 통신사 자율에 맡기고 있고, 제대로 된 사후 점검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앙전파관리소는 부적합 판정을 받은 통신국에 대해 시정명령을 부과하지만 후속 조치 결과를 현장조사로 확인하지 않고 사진으로 확인하는 데 그쳤다. 제대로 후속 조치를 했는지 확인을 소홀히 했다.

실제로 지금까지 시정 조치를 이행하지 않아 과태료를 부과한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통신국 점검이 제대로 이뤄졌다면 KT 아현국사 통신구 화재 같은 대형 사고는 사전에 방지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통신국 조사 평가 항목에는 안정적 전원공급 장치, 복수 전송로 구성, 트래픽 집중을 막기 위한 통신국사 분산 수용, 통신망 보호 및 재해 대책 등이 포함됐다.

특히 복수 전송로 구성, 통신국사 분산 수용 등은 KT 아현국사 통신구 화재 당시에도 통신 연결성 확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로 평가됐다.

방송통신발전기본법 제28조와 이 법 시행령 제30조, 관련 대통령령 등에 따라 중앙전파관리소는 통신국을 현장 점검하고 위반 사실을 확인하면 이를 문서로 통보한 뒤 30일 이내에 조치 결과를 통보받아야 한다. 정당한 사유 없이 시정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돼 있다.

김 의원은 “KT 아현국사 통신구 화재 사고 이후 방송통신설비 관리의 중요성이 높아졌음에도 통신사와 정부가 등한시하고 있음이 드러났다”면서 “정부는 전국 주요 방송통신 설비에 대해 전수조사에 준하는 조사를 실시하고, 엄격한 시정 조치 매뉴얼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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