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사들의 2020년형 김치냉장고 라인업이 윤곽을 드러냈다. 삼성전자, LG전자, 위니아딤채는 최근 신형 김치냉장고 라인업을 모두 공개했다. 그간 김치냉장고 시장은 큰 변화 없었지만, 올해는 각 제조사 별 큰 변화를 모색했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김치냉장고를 중심으로 김치냉장고 전략을 재편했다. 위니아딤채는 지난 5월 사명을 변경한 후 맞이한 첫 번째 김치냉장고 시즌이다. 전략 변화 속에서 업계가 올해 어떤 성과를 거둘 지 주목된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김치냉장고 중심으로 재편
올해 삼성전자 김치냉장고 전략에서 '비스포크'가 전면에 섰다는 점이 눈에 띈다. 비스포크는 삼성전자가 지난 6월 신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프로젝트 프리즘'을 발표하면서 내놓은 첫 번째 제품이다. 이전까지 냉장고는 본래 제조사가 출시한 몇 안 되는 선택지를 따라야했다. 반면 비스포크는 일반 냉장고와 김치냉장고 모두 전면부 패널을 취향 따라 선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도어, 구성까지도 바꿀 수 있다.
삼성전자 스탠드형 냉장고는 비스포크로 브랜드를 통일했다. 스탠드형 냉장고는 비스포크 냉장고로 판매되는 것이다. 정식 명칭은 '삼성 김치플러스 비스포크'다. 마찬가지로 사용자 선택에 따라 1도어, 3도어, 4도어로 바꿀 수 있다. 외관 역시 취사선택 가능하다. 단, 뚜껑형에서는 기존 삼성 김치플러스 브랜드를 유지한다.
비스포크 김치냉장고 3도어와 1도어는 '키친핏'으로 주방 가구에 맞게 빌트인처럼 설치된다. 4도어는 '프리스탠딩' 타입으로 최대 584ℓ 용량을 제공한다. 설정 온도에서 ±0.3도 이상 편차가 나지 않도록 유지해 주는 '초정온 맞춤보관' 기능, 냉장·냉동 모드, 육류·생선, 감자·바나나 모드를 확대 적용했다. 김치플러스에 적용되던 와이드상칸, 빅도어 가드, 메탈쿨링 기술도 그대로 탑재했다.
◇사명 바꾼 위니아딤채, 신기능 대거 추가
대유그룹은 지난 7월 대유위니아그룹으로 사명을 바꿨다. 핵심 계열사 대유위니아는 '위니아딤채'로 변경했다. 인지도가 높은 김치냉장고 브랜드 '딤채' 브랜드 파워를 이어받았다. 올해 가을은 위니아딤채로 사명을 변경한 후 맞이하는 첫 김치냉장고 성수기다. 위니아딤채는 일찌감치 2020년형 김치냉장고 딤채를 공개했다. 2020년형은 총 74종에 달한다.
위니아딤채는 새로운 브랜드는 물론 신기능도 대거 선보였다. 기존 '오리지널 땅속냉각', '오리지널 독립냉각', '오리지널 탑 쿨링' 시스템은 그대로 살렸다.
새롭게 선보인 빙온숙성 기능은 소고기, 돼지고기과 같은 육류를 숙성하는 특화기능이다. 국내 고급 레스토랑 중심으로 활발히 도입되고 있는 해외 고급 숙성기술이라는 게 회사 설명이다. 김치냉장고 용도가 김치와 신선식품 전반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점을 반영했다.
이유식 및 샐러드 재료 보관 모드도 새롭게 탑재했다. 상하기 쉬운 야채를 겨냥한 식재료 전용 모드로 최적 온도를 유지한다.
1인 가구 증가로 수요가 늘어난 1도어 '딤채 미니 102ℓ' 모델도 개선했다. 디스플레이 사용성을 개선하고 고경도 메탈 소재를 적용했다.
지난 5월에는 딤채에 사물인터넷 기능을 처음 적용했다. 전면에 터치 디스플레이를 부착, 식품 보관 시점 확인 및 레시피 검색을 지원한다.
◇LG전자, 김치냉장고 전략 유지
LG전자는 앞서 언급한 두 개 브랜드와 달리 올해 큰 변화는 없다. 안정적으로 구축한 김치냉장고 라인업 전략을 바탕으로 올해에도 품질 향상에 집중했다는 게 LG전자 입장이다.
LG전자는 2020년형 LG 디오스 김치톡톡 김치냉장고 40여종을 출시했다. 스탠드식 30여 종, 뚜껑식 10여 종으로 용량은 128ℓ부터 836ℓ까지다. LG전자 독자 신선기능 '뉴 유산균김치+'로 김치 감칠맛을 살린다. 유산균을 일반 보관모드보다 최대 57배까지 늘려 김치를 오랫동안 맛있게 보관한다.
327ℓ, 402ℓ, 565ℓ 스탠드형 주요 제품에 냉각-순환-유지 3단계 냉기케어시스템을 적용했다. 냉기를 고르게 뿌려주는 입체냉각, 6분마다 냉기를 순환시켜 온도편차를 최소화하는 쿨링케어, 냉기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하는 냉기지킴가드가 김치 보관 효율성을 높인다.
김치냉장고 상단을 일반 냉장고처럼 쓸 수 있도록 505ℓ 신제품이 추가된 점도 주목된다. '도어쿨링+'를 탑재, 도어 방향 식품을 빠르게 냉각해 식품 신선도 변화를 줄인다.
◇대세는 스탠드형…소비자, 실용성 택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유통 채널에서는 시장에서 뚜껑형과 스탠드형 판매 비중이 약 6대4로 나타났다.
전자랜드에 따르면 2016년에는 스탠드형이 59%, 뚜껑형이 41%를 차지했다. 2017년에는 각각 58%와 42%, 지난해에는 61%, 39%를 기록했다. 판매 비중은 6대4 비율로 고착화됐다. 온라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다나와는 스탠드형 판매 비중은 2018년 1월부터 9월까지 67.8%,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66.6%를 차지했다고 집계했다.
뚜껑형은 대용량 김치 저장에 특화된 반면, 스탠드형은 보조 냉장고로서의 성격을 지닌다. 김치를 보관하는 것은 물론 다른 신선식품을 함께 보관하기 용이하다. 뚜껑형보다 김치 저장 성격은 흐려졌지만 신선식품 보관 범용성은 넓다. 가정 내 김치 소비량이 줄어드는 경향으로 스탠드형 수요가 뚜껑형 수요를 추월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