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LG가 이번엔 인공지능(AI) 세탁기에서 맞붙었다. AI를 활용해 의류 소재나 오염물을 감지, 세제 양을 조절해서 코스까지 선택하는 'AI 세탁기' 출시를 앞두고 개발 경쟁이 한창이다. 내년에는 한층 더 진화한 초프리미엄 AI 세탁기 경쟁 구도가 펼쳐질 전망이다.
1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세탁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AI 세탁기를 개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AI 기술을 이용해 세탁물을 판단하고 세제를 자동으로 투입하는 세탁기를 개발하고 있다. 지금도 세제 자동 투입 기능을 가진 세탁기는 보편적이다. 삼성전자에서는 이보다 한층 더 진화한 제품을 개발한다. 세탁통이 세탁물 무게를 감지해 알맞은 세제 양을 투입하는 현재 방식보다 업그레이드 한다. 의류 소재나 오염물까지 감지해서 이에 알맞은 세탁 코스를 선택하고 적정 세제를 투입하는 기술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인공지능 플랫폼 빅스비를 활용해 사용자 일상생활과 당일 날씨 등 빅데이터를 세탁에 종합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LG전자도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한 AI 세탁기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달 독일 베를린에서 폐막한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2019에서 인공지능 DD모터를 적용한 드럼 세탁기를 선보였다. 소비자가 세탁하면 드럼 세탁기가 의류 무게를 감지하고 인공지능이 빅데이터를 활용해 의류 재질을 판단한다.
LG전자는 최근 인공지능 기술과 세탁 기술을 접목한 다수 특허를 출원했다. 특허에 따르면 LG전자는 세탁물에 빛을 투과해 오염물을 감지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오염물이 많을수록 섬유를 통과하는 빛 양이 줄어들 것이란 계산이다. 물의 탁함 정도를 감지하는 탁도 센서도 활용한다. 의류 오염도에 따라 빅데이터로 학습한 세탁기는 세제 종류와 투입 양을 결정한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가 세탁 시 가장 어려워하는 점이 세제 양 조절”이라면서 “적정 세제 양을 투입하면 물과 전기를 아끼고 옷감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세탁기 가동 시간을 결정하는 알고리즘도 개발하고 있다. 집안에 사람이 있을 때 세탁기를 돌리면 소음이 시끄럽고, 사람이 없을 때 가동하면 오랜 시간 세탁물이 젖은 상태로 방치돼 있는 점을 해결하자는 취지다.
양사가 개발 중인 진화한 AI 세탁기는 내년 출시가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가전 시장을 리드하는 두 업체가 'AI 세탁기' 선도 이미지 선점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존 제품과 철저한 차별화를 목표로 개발 경쟁이 한창”이라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