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안에서 인공지능(AI) 추천을 통한 쇼핑 거래액이 크게 늘어났다. 유료결제가 일어나는 핵심 서비스에서 판매자와 이용자 매칭이 정교해졌다. 네이버가 AI 기술 경쟁력을 온라인 마켓으로 확산하는데 성공했다는 평이 나온다.
1일 네이버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에이아이템즈(AiTEMS)'를 통한 거래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3% 늘어났다.
에이아이템즈(AiTEMS)는 네이버 AI 기반 상품 추천 서비스다. 2017년 9월부터 모바일 서비스에 시범 적용했다. 쇼핑 카테고리는 물론 검색, 뉴스, 네이버TV, 네이버스포츠 등 개인이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관심사 영역 상품을 추천한다. 예컨대 네이버 검색에서 스노우보드를 검색한 사용자에게 보드복을, 골프 뉴스를 주로 본 사람에게는 골프 용품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네이버는 AI 추천으로 발생한 거래액 전체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관련 사업이 견고하게 성장 중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AI와 빅데이터 활용을 통한 이용자와 판매자 연결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AI 추천영역을 통한 거래액이 성장 중”이라고 밝혔다.
네이버는 지난해부터 쇼핑 서비스에서 AI 추천 시스템을 강화했다. 신규 서비스도 여럿 선보였다. '에이아이템즈(AiTEMS)'를 비롯해 '포유(FORYOU)' '나의선호몰' 등 AI가 추천하는 개인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이들 서비스는 이용자가 남긴 검색기록을 통해 쇼핑 페이지에서 상품과 판매자를 메인 화면에 띄운다. 또 쇼핑 페이지로 이동하지 않아도 검색 창에서 바로 상품을 제시하기도 한다. 원피스를 검색하면 검색 상단에 관련 상품과 숍을 소개하기도 한다. 검색과 온라인 쇼핑 경계를 없앴다.
네이버 쇼핑은 크게 성장 중이다. 올 상반기 월 평균 네이버쇼핑 방문자 수는 약 1600만명으로, 2018년 평균 1500만명에 비해 늘었다. 월평균 3회 이상 방문한 사람도 올 상반기 570만명으로 지난해 540명에 비해 성장했다.
네이버페이가 성장 중인 것도 쇼핑과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네이버페이 거래액(GMV)은 올 2분기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3% 성장했다. 가맹점과 이용자가 늘어나며 네이버페이 사용량이 늘어난 것이 배경이다. 네이버페이는 결제 편의성이 높아 추천, 결제로 이어지는 온라인 쇼핑을 한층 쉽게 만든다.
네이버는 이 같은 성과로 올해 자사 쇼핑 거래액이 전년 대비 20%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인터넷 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해 쇼핑 부문에서 약 9조원가량 거래액을 기록했다. 이는 10조원 전후로 추산되는 G마켓과 11번가에 이어 국내 3위다. 8조원 후반대인 쿠팡과 비슷하다.
네이버가 AI 추천 강화로 인링크 서비스 매칭률을 높이면, 네이버 검색을 통해 아웃링크로 고객을 유입하는 경쟁업체는 효과가 떨어진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검색, 인공지능, 간편결제 경쟁력을 쇼핑으로 확산해 인터넷 커머스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면서 “인터넷 기반 포털, 유통, 콘텐츠, 금융 시장 경계가 갈수록 희미해지고 경쟁은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