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릭스미스, 시총 반 토막..오너일가 주식 매도 논란도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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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바이오산업 기대주였던 헬릭스미스 추락이 거듭된다. 임상 3상 과정에서 치명적인 실수가 나와 결과 발표가 연기된데 이어 악재 발표 직전 오너 일가가 주식을 매도한 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연이어 터진 국내 바이오산업 악재에 거품론이 또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헬릭스미스 시가총액은 23일 3조6543억원에서 27일 1조5649억원으로 반 토막 났다. 코스닥 시총 순위에서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이어 2위를 기록했지만 11위까지 밀렸다.

헬릭스미스는 23일 당뇨병성신경병증 치료제 후보물질인 '엔젠시스(NM202-DPN)' 글로벌 임상 3상 일부 환자에서 위약과 약물 혼용 가능성이 발견됐다고 공시했다. 임상시험 과정에서 가짜 약(위약)과 실험 약이 뒤섞이는 바람에 대상자 14.2%에서 오류가 발생했다.

임상시험은 공장에서 완제의약품을 만들고 병원에서 약의 이름을 가린 채 주사한 뒤 환자 혈액을 채취해 임상시험수탁기관(CRO)에서 분석한다. 위약 조제 과정에서 착오나 의료진 투약 실수, 데이터 오기재 등 실수로 인해 약물 혼용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담당자 실수나 착오가 발생할 수 있지만 임상시험 단계에서 10%가 넘는 표본에서 약물 혼용 오류가 발생한 것은 초유의 사태라고 본다.

사건이 알려지면서 헬릭스미스 주가는 연일 하락세를 기록했다. 24일과 25일은 하한가를 기록한데 이어 27일 주가 역시 전날 대비 3.42%(2600원) 내린 7만3400원에 거래됐다.

어이없는 실수에 대해 회사도 수습에 나섰다. 26일 긴급 기자 간담회를 개최, 안전성과 유효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회사측은 “위약 혼용 문제 환자를 제외한 438명 피험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통증 감소 효과가 3개월과 6개월 시점에서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가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이어 “향후 임상 규모를 줄여 2~#개를 진행할 예정으로, 임상 질 관리를 최고 수준으로 강화해 최상 결과를 도출하도록 하겠다”면서 “6개월 이내 후속 2상을 시작해 2021년 임상을 종료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러는 사이 헬릭스미스 최대주주 일가가 악재 발표 직전에 보유 주식을 매각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최대주주인 김선영 대표이사 특수관계자인 이혜림 씨와 김승미 씨가 23일 각각 2500주, 500주를 장내 매도한 것이다. 처분 단가는 주당 각각 17만6629원, 17만6807원으로 이 씨가 4억4157만원, 김 씨가 8840만원이다. 이 씨는 김 대표 처남인 김용수 전 대표 부인이고, 김승미 씨는 김 전 대표 딸이다.

김선영 대표도 회사 보통주 10만주(0.47%)를 이날 주당 7만6428원에 장내 매도했다. 매각 대금은 76억4280만원이다. 회사 측은 김 대표 주식 매도는 주식담보대출금 상환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친인척 두 명의 주식 매도는 공시 내용을 미리 알고 판 것 아니냐는 의혹과 김 대표 매도는 도덕적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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