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투자 규모가 연이어 최고치를 다시 쓰고 있다. 다음달이면 지난해 연간 벤처투자액 3조4000억원을 뛰어넘을 전망이다. 지난해에 이어 역대 최고 기록을 재차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누적 신규 벤처투자 규모는 2조7944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2조2268억원)에 비해 25.5% 증가했다. 신규 펀드 결성 규모는 2조184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조9199억원)에 비해 13.8% 증가했다. 신규 벤처투자와 펀드 결성 규모 모두 8월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이다.
중기부에서는 다음달이면 지난해 연간 벤처투자액인 3조4000억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실제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4000억원 상당의 투자가 매달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전체 펀드 결성과 투자 규모 증가와 함께 창업 초기 기업에 대한 투자도 덩달아 확대되고 있다. 8월 현재까지 집행된 투자 가운데 70%가 창업 7년 이하 기업에게 투입됐다. 3년 이하 초기 스타트업에는 9257억원, 창업 3~7년 기업에는 1조1582억원 투자가 이뤄졌다. 전체 투자 규모 가운데 각각 33.1%, 41.4%를 차지한다.
주요 투자 분야는 생명공학에 집중됐다. 생명공학 투자 금액은 8441억원으로 전체 30.2%를 차지했다. 정보통신(25.4%), 유통·서비스(16.8%) 업종이 뒤를 이었다.
중기부는 기업별 투자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점을 최근 벤처투자 시장의 특이점으로 꼽았다. 지난달에만 200억원 이상 벤처투자를 유치한 기업이 3개나 등장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투자 규모가 유니콘 직전 단계까지 확대되면서 벤처캐피털(VC)이 유니콘 기업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민간 출자 규모도 점차 확대 추세다. 8월 현재 개인과 일반법인 등 민간 출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73.3%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 64.3%에 비해 9%포인트(P) 증가했다.
역대 최고 규모 벤처투자 실적 경신이 확실시 되면서 벤처투자 업계도 고무된 분위기다. 벤처캐피탈협회는 지난 27일 협회 창립 30주년 기념식을 열고 '제2벤처붐' 조성과 벤처투자업계 활성화에 기여한 출자자 및 업계 관계자 300여명을 초청했다.
정성인 벤처캐피탈협회장은 “협회 창립 30주년을 기점으로 벤처캐피털이 독립적인 금융산업으로서 사회를 발전시키는 모험자본이 될 수 있도록 협회는 지속적으로 정책 건의, 연구 조사, 인력 양성 등에 적극적으로 임할 계획”이라면서 “VC업계가 새로운 30년을 맞아 지금의 열정을 이어받아 혁신성장과 벤처창업 생태계 발전에 충실하게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