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인도에서 '모바일 대출 플랫폼'을 출시했다. 간단한 신분확인 후 휴대폰 구입에 필요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빠르게 성장하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보하고 평균 판매단가를 높이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인도 DMI파이낸스와 협력해 '삼성 파이낸스 플러스'를 선보였다. 신용카드를 비롯해 신용거래 기록이 없는 고객도 쉽게 휴대폰 구입비를 빌릴 수 있는 서비스다. 0%대 이자율로 단말 대금에 대한 월 할부 서비스도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파이낸스 플러스는 인도 삼성전자 오프라인 매장에 비치된 갤럭시 탭을 활용해 이용 가능하다. 애플리케이션에 로그인하고 본인인증 후 기본 개인정보를 입력하면 갤럭시 스마트폰 구입 관련 다양한 금융 옵션을 제시한다.
모든 과정은 종이서류 없이 디지털로 이뤄진다. 대출 접수부터 승인까지 걸리는 시간은 20~25분 정도에 불과하다.
인도 성인 인구 가운데 약 4억5000만명은 신용 기록조차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보니 선불폰 요금제와 10만원대 저가형 스마트폰 모델 구입률이 높다. 삼성전자와 인도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화웨이, 샤오미, 원플러스 등 중국 제조사도 대부분 10만~30만원대 저가 모델을 주력으로 내세운다.
삼성 파이낸스 플러스는 국내 이동통신사가 제공하는 단말 할부와 유사한 역할을 한다. 시장 점유율 확보와 함께 중급기나 플래그십 모델 비중 확대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모한데프 싱 삼성전자 인도법인 모바일 사업부 수석 부사장은 “대출이나 신용 기록이 없는 고객에게도 삼성 파이낸스 플러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스마트폰 소비자 풀을 늘리고 기존 보다 높은 가격대의 모델 구입을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선 전국 30개 도시, 5000매장에서 서비스를 선보이고 연내 100개 도시, 1만개 매장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보편적인 접근성을 확보해 금융 서비스를 신청하는 모든 소비자에게 맞춤형 영업을 펼친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는 삼성 파이낸스 플랫폼이 2015년부터 시행 중인 '메이크 포 인디아' 캠페인 일환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인도 방갈로르에 위치한 삼성연구소를 주축으로 플랫폼 전체 엔지니어링 설계와 개발을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1995년 처음 인도에 진출한 삼성전자는 판매 법인을 비롯해 5개 R&D센터와 디자인센터, 생산기지 2곳을 운영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은 26.3%로 2위다. 선두 샤오미와는 격차는 2.4%포인트다. 올해 인도 시장 특화 모델로 출시한 갤럭시M 시리즈 등이 가격 대비 우수한 카메라 성능과 대용량 배터리로 호평 받으며 선전을 펼쳤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