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경의 발칙한 커뮤니케이션2]CEO 코드<18>밥 아이거(2)-To Infinity And Beyond

1955년 디즈니랜드가 개장됐다. 그 곳은 어린이를 위한 놀이공원이었다. 미키마우스와 사진을 찍으려는 어린이 줄이 길었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찻잔은 회전목마보다 인기가 많았다. 백설 공주는 일곱 난장이와 디즈니랜드 곳곳을 다니며 아이들과 어울렸다. 디즈니랜드는 만화캐릭터 볼거리 말고는 식스플래그(Six Flags:미국놀이공원)보다 짜릿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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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7월로 은퇴한다던 밥 아이거가 디즈니호 핸들을 놓지 못했다. 은퇴 시점은 2021년이다. CEO에게 3년의 세월은 자신이 만든 혁신을 시스템화할 수 있는 시기다. 한 번의 혁신을 더 할 수 있는 시간이다. 혁신은 참신한 아이디어가 중요하지만, 뼈를 깎는 고통의 과정도 필요하다.

3년 동안 밥 아이거는 어떤 선택을 할까. 2021년까지 밥 아이거는 오프라인 혁신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영화, 미디어, OTT 등 온라인 시장에서 일으킨 혁신을 놀이공원에 연결하는 과정이다. 온라인에서 끌어들인 각종 콘텐츠를 다시 놀이공원에 접목시키는, 이른바 디즈니랜드 융합혁신이다. 그는 4년 전 D23 엑스포 에너하임에서 '스타워즈 갤럭시즈 엣지' 탄생을 언급했다. 영화에서 뿐만 아니라 실제 생활에서 스타워즈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지난달 올랜도 디즈니랜드에 두 번째 '스타워즈 갤럭시즈 엣지(Star Wars:Galaxy's Edge)'가 개장됐다. 27조원이 투입된 대형 테마파크다. 공사 시작 5년 만이다.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에 등장하는 '바투'라는 행성을 배경으로 건축했다. '바투(Batuu)'를 설계하느라 이스탄불, 모로코, 예루살렘 등을 실사하며 건축문화와 날씨까지 연구했다고 한다. 스타워즈 팬들에게 그곳은 버킷리스트와 성지순례 대상이다. 이 매장은 밥 아이거가 그리는 디즈니랜드의 테스트베드다. 그 다음 어떤 현실세계에서 디즈니랜드 스토리를 그려낼지 궁금하다.

아이거는 경영진에게 '테크놀로지와 사랑에 빠질 것'을 요구한다. 기획에서 제작까지 이매지니어링이란 회사가 루카스필름 스토리 그룹과 함께 진행한다. 월트디즈니 산하 이매지니어링은 디즈니랜드 설계 때 기술부서로 시작한 회사다. '웨어러블' 기술에 있어 세계 2위 제조사이기도 하다. 디즈니 상상력을 실제로 구현하는 일을 해왔다. CG계의 전설적인 영화 시각업체 ILM(Industrial Light & Magic)은 실시간 비디오 랜더링 기술을 적용했다. 현란한 영상과 음향효과는 관람객을 홀리기에 충분하다. 테크놀로지는 마법의 일부이자 스토리 전달을 위한 필수 요소이다. 요술지팡이이자 해리포터 빗자루다.

밥 아이거는 발칙한 경영인이다. 재임동안 엄청난 지식재산권을 사들였다. 픽사, 마블엔터테인먼트 인수에 이어 루카스 필름을 흡수했다. 스타워즈 무형가치를 계산한 것이다. 디즈니는 사상 최대의 콘텐츠 보유 회사가 됐다. 루카스 필름 저작권이 디즈니 소유가 되면서 '스타워즈 갤럭시즈 엣지' 그림은 구체화됐다. 디즈니랜드 혁신에 신선한 테마가 필요한 시기였다.

아이거는 디즈니에 기술과 스토리를 넣었다. 결과는 놀라웠다. 미키마우스 디즈니와 스타워즈 디즈니로 분리했다. 백설공주와 '겨울왕국' 엘사의 공존은 '따로 또 같이'라는 세대 간 소통을 의미한다. 상상과 기술, 자본과 콘텐츠, 전통과 변화의 디즈니랜드는 더 이상 만화 캐릭터의 놀이동산이 아니다. 마법을 공유하는 커다란 커뮤니케이션 공간이다. 아이거의 혁신은 '마법의 세상 만들기'다. 상상하는 모든 것이 현실이 되는 세상이다. “To Infinity And Beyond” 버즈의 외침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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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경 인터랙티브 콘텐츠학 박사 sarahs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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