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다음달 2일부터 열리는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 분야 국정감사에서 태양광 특혜·비리 의혹과 관련된 난타전을 예고했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탈원전 정책을 겨냥했던 화살이 올 국감에서는 재생에너지 정책을 정조준할 것이란 전망이다.
23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따르면 '2019년도 국정감사 일반증인 및 참고인 명단'에 이름을 올린 산업부 에너지 분야 증인은 20명 안팎이다. 이 중 태양광 정책·사업과 관련한 증인이 약 40%(8명)를 차지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시 미니 태양광 보급사업자 모집 과정에서 일부 사업자에 특혜를 준 의혹과 관련해 증인 명단에 올랐다. 또 허인회 녹색드림협동조합 이사장, 박승록 해드림협동조합 이사장, 박승옥 서울시민 햇빛발전 이사도 서울시 태양광 사업 보조금 특혜 의혹과 관련해 증인 명단에 포함됐다. 이와 별도로 허 이사장에게는 미니 태양광 설비 설치 과정에서 불법 하도급한 사실에 대한 질의가 이어질 예정이다.
최혁진 청와대 사회경제비서관은 '청와대 태양광 사업 태스크포스(TF)'와 관련해 산업부 에너지 분야 증인 명단에 포함됐다. 최 비서관은 정부 부처가 참여한 태양광 사업 TF의 태양광 패널 설치 면적 협의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 특정 협동조합에 태양광 보조금을 밀어준 의혹 등에 대한 질의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해 최규성 전 농어촌공사 사장도 증인 명단에 들었다. 그는 한 방송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태양광 패널이 저수지 수면을 덮은 비율이 60%인 곳을 보고 박수쳤고 (모 부처) 차관이 저기 30%도 없애버립시다'라고 했다”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앞서 최 전 사장은 7조5000억원을 들여 전국 저수지에 수상태양광을 설치하는 사업을 추진했지만 과거 태양광 업체 대표 전력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김창범 한화케미칼 대표와 이우현 OCI 부회장에게는 태양광 소재로 사용되는 폴리실리콘 사업으로 인한 실적 위기가 없었는지 등 정부 재생에너지 정책과 연관된 질의가 예고돼 있다. 아울러 LG화학·삼성SDI 경영진이 증인으로 출석해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원인 및 사후조치와 관련된 질의를 받을 예정이다.
현대건설 경영진은 인도네시아 찌레본 2호기 건설과 관련해 뇌물 증여 의혹에 대한 질의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윤순진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이사장에게는 임명 절차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여부에 대한 위원 질의가 유력하다. 나윤호 경기도시가스 대표는 울산에서 발생한 도시가스안전점검원 성폭력 피해 이후 안전대책에 대한 질의가 준비돼 있다.
엄재식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과 손재영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원장은 방사성폐기물 핵종농도 분석 오류에 대한 답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주복원 전 한전산업개발 대표는 재직 당시 이사회 의결없이 조국 펀드 와이파이 사업 연대보증을 선 의혹에 대한 설명 요구가 예정돼 있다.
이 밖에 에너지분야 피감기관 국감에서는 김치완 에스파워 대표가 증인으로 나와 산업부·가스공사의 액화천연가스(LNG) 개별요금제 도입 추진에 따라 기존 평균요금제를 적용하는 발전사에 문제는 없는지 등 입장을 상세히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관계자는 “산자위 국감에는 원래 그룹 총수들도 대거 증인 명단에 포함됐지만 실제 증인으로 부르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24일 증인·참고인 신청 명단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