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특허 200만호 등록은 우리나라가 진정한 지식재산(IP) 강국의 반열에 올랐음을 보여 주는 지표다. 우리의 IP로 기술 자립을 이뤄낼 전환점이라는 데서 큰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 중국, 유럽과 함께 IP 5대 강국이다. 1977년 특허청 개청 당시 2만5000여건에 불과하던 산업재산권 출원 규모가 지난해 48만건 이상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내국인과 인구 100만명당 특허출원은 각각 8601건, 3091건으로 세계 1위 수준이다.
우리나라 특허 역사는 194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앙공업연구소가 유화염료 제조법으로 1947년 2월 14일 출원, 1948년 11월 20일 제1호 특허로 등록했다. 1970년대까지 연간 수백 건에 불과하던 특허 등록은 1979년 1419건으로 처음 1000건을 넘긴 것을 시작, 급증하기 시작했다. 1992년 1만502건으로 처음 연간 1만건을 넘긴 데 이어 2006년에는 12만790건으로 10만건을 넘어선다. 이후 지난해까지 연평균 10만5000건이 등록됐다.
특허심사 처리 기간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1990년대 중반에 3년이 넘게 걸리던 특허심사 처리 기간을 평균 10개월 수준으로 단축했다. 이 같은 국내 특허넷 시스템은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수출하는 성과를 낼 정도로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더 가파르게 성장해 미국, 일본, 유럽이 주도하던 국제 지식재산권 체제가 우리나라와 중국을 포함해 5자 체제(IP5)로 전환됐다. 우리나라는 이제 명실상부한 IP 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허 등록 200만호 돌파'는 기술 자립이라는 국가 사명 앞에서 과학·기술자 사기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1935년에 처음으로 특허 200만호를 돌파한 미국은 지난해 6월 1000만번째 특허가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서명하며 지식재산권 강국의 위용을 과시한 바 있다.
19일 문재인 대통령이 200만번째 특허증을 출원인에게 직접 수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본의 대 한국 수출 규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정부가 기술 자립과 기술 혁신을 얼마나 귀중하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보여 준 것이다.
특허 200만호 등록은 미국에 이어 프랑스와 영국이 각각 1985년과 1986년에 돌파했다. 이후 일본이 1996년, 독일이 2015년, 중국이 2016년에 각각 달성하며 특허 강국으로 떠올랐다.
박원주 특허청장은 “한국은 특허 역사가 짧지만 빠른 속도로 IP를 축적해 왔다. 앞으로 기술 자립, 국산화, 고도화라는 과제를 남겨 놓고 있다”면서 “특허 200만호 등록을 계기로 더 많은 발명가가 소재·부품 기술 자립에 매진한다면 나만의 권리로 세계 시장을 뒤흔드는 기술 강국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연도별 특허등록 현황 >

대전=양승민기자 sm104y@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