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다시 태어난다. '국가지능화 종합연구기관'을 표방했다. 지능화 기반이 되는 인공지능(AI) 연구개발(R&D) 방점을 찍고, 이를 화두로 변화를 모색한다. 이를 위한 미래 청사진 구체화 작업이 한창이다. 중심이 되는 산하 4개 연구소를 정비해 변화에 시동을 걸었다. 총 5회에 걸쳐 ETRI의 중심 변화 내용을 살펴보고, 4개 연구소장을 만나 향후 계획을 들어본다.
지능화와 AI는 '메가트렌드'다. 각국에서 국가 경제·산업 성장과 사회 현안 해결을 위한 기반으로 AI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경제·산업 여파도 막대하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AI가 2030년까지 세계 경제에 13조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기여를 할 것으로 예측했다. 기업 70%가 AI 기술을 채택할 전망이다.
ETRI가 AI를 중심으로 활동 방향을 설정한 배경이다. ETRI는 김명준 원장 취임 4개월여 만인 지난 7월 말 국가지능화 종합연구기관으로 탈바꿈해 AI 연구에 집중하겠다는 목표를 정했다. ETRI는 지능화·AI가 더 이상 단위 기술 개념이 아니라 국가 경제·산업 성장 및 사회 현안 해결을 위한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은 것으로 평가했다. 이를 기반으로 △창의도전연구 활성화로 미래성장 준비 △글로벌 톱 수준 R&D 성과 창출 △국민 생활 문제 해결 및 중소기업 지원 확대 △개방·공유·협업 기반 연구문화 정착을 추진할 계획이다.
ETRI는 그동안 해오던 통신, 방송, 부품소재 기술 분야에서도 국가지능화에 초점을 맞춘다. AI의 직접 분야인 알고리즘과 소프트웨어(SW) 연구 수행은 두 말 할 것도 없다.
김형준 기획본부장은 “연구 중심은 지능화와 AI가 될 것”이라며 “기관 역량을 집중해 대형 성과를 조기 도출한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ETRI는 '역할과 책임(R&R)'에도 이를 구체화 했다. '제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ICT 이노베이터'라는 기존 비전도 '미래사회를 만들어가는 국가지능화 종합연구기관'으로 바꿨다. R&R 핵심인 기관 상위역할에도 AI 처리성능 한계를 극복하는 '초성능 컴퓨팅 실현'을 추가했다.
기관 체계도 새롭게 했다. 특히 연구 핵심인 산하 연구소를 일신하는데 큰 관심을 기울였다. △AI연구소 △통신미디어연구소 △지능화융합연구소 △ICT창의연구소를 만들어 지능화와 AI에 중점을 둔 과감한 도전형 연구를 적극 장려할 예정이다. 새롭게 재편한 AI연구소와 통신미디어연구소는 원천연구를 수행하고 지능화융합연구소는 국민생활 문제해결 연구를, ICT창의연구소는 창의도전 연구를 수행한다.
다양한 대형 연구과제 기획도 준비하고 있다. 현재 검토 중인 주된 연구 주제는 사람 수준으로 종합 사고하는 AI 복합지능, 다양한 전자개체가 협업하는 인공 전자두뇌, 초경량 비행 로봇, 무사고 자율주행 등이다.
ETRI는 다양한 지능화·AI 노력을 국가 전반에 파급시키는 큰 그림도 그릴 계획이다. 올해 연말까지 '국가지능화 기본계획' 안을 수립, AI 시대 도래에 따른 정책방향을 제시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또한 ETRI 기술로드맵 2035를 통해 국가 지능화 미래상 실현에 필요한 개념을 구체화하고 이의 핵심기술 도출을 통한 기관 방향성 및 추진 전략을 정렬한다는 계획이다. 기관 연구 성과를 산업계는 물론이고 국가 및 사회 구성원 모두가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김명준 원장은 “국가지능화, AI는 과거 우리나라가 정보화를 통해 큰 발전을 이룬 것 이상의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기관을 일신하고 창의원천연구를 확대해 국가 및 사회 전반에 그 수혜가 돌아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기획 :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전자신문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