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희망 프로젝트]<626>5G시대 망 중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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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대(G)이동통신 시대 새로운 '망 중립성' 기준을 놓고 논의가 한창입니다.

망(네트워크) 중립성은 모든 네트워크 사업자와 정부는 인터넷에 존재하는 모든 데이터를 동등하게 취급하고 사용자 내용 플랫폼 전송방식에 따른 어떠한 차별도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으로 정의됩니다. 2003년 컬럼비아대학교 팀 우 교수에 의해 만들어진 이후 비차별, 상호접속, 접근성 3가지 원칙 아래 '오픈인터넷'을 위한 바이블로 여겨졌습니다.

미국 오바마 정부 시절에 확립됐던 망 중립성이 새로운 국면을 맞은 것은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서입니다. 망 중립성 반대론자인 아짓 파이 미 연방통신위원회(FCC) 의장 주도로 2017년 망중립성 폐지안이 가결됐고, 미국 내에서도 거센 찬반 논란이 일었습니다.

같은 시기 한국에서도 망 중립성을 재검토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진 가운데 5G 시대 개막은 논쟁을 불붙이는 계기가 됐습니다. 최근 망 이용대가 문제와 함께 국내기업에 대한 역차별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망 중립성에 대한 새로운 기준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Q:5G시대에 망 중립성이 다시 중요해진 이유가 뭔가요?

A:5G 기술의 가장 큰 특징은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성입니다, 5G는 기존 4G 대비 최대 20배 빠른 속도를 강점으로 꼽습니다. 5G 기반으로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이 융합, 연결된 방대한 사물과 인프라가 서로 데이터를 실시간 전송하고 서비스를 제공하게 됩니다.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5G 망을 제공하는 통신사업자 투자가 필수입니다. 대용량 콘텐츠 서비스가 늘어나고 트래픽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망 부담은 더욱 커졌습니다. 특히 자율주행차, 스마트공장, 스마트시티 등의 인프라가 될 망 투자는 필연적입니다.

기존 망 중립성은 인터넷 망 이용부담을 통신사와 이용자에게만 전가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네트워크를 많이 이용하는 콘텐츠 사업자가 '무임승차'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구글, 페이스북, 넷플릭스와 같이 글로벌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초대형 콘텐츠 사업자가 등장하면서 이러한 주장은 더욱 힘을 얻게 됐습니다.

5G 시대에 지속 투자를 유인하고 혁신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망 중립성에 대한 개념도 달라져야 한다고 요구합니다. 망 이용대가 산정기준도 새로 세워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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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망 중립성과 망 이용대가는 어떤 상황인가요?

A:망 중립성은 인터넷 서비스를 전기, 수도와 같은 공공재로 간주해 사업자가 콘텐츠를 차별해 차단하거나 감속할 수 없도록 규정하는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데이터를 주고받을 때 속도나 망 이용료에 차별을 두지 못하도록 합니다. 예를 들어 대형 콘텐츠 회사와 스타트업이 있을 때 인터넷 서비스에 우선순위를 부여하거나 특정 서비스를 차단할 수 없습니다.

망 중립성 폐지를 전제로 트래픽을 많이 유발하는 서비스라면 속도를 줄이거나 하는 식으로 제한할 수도 있습니다. 국내는 이미 망 이용대가를 의미하는 인터넷전용회선 비용을 치르고 있습니다. 문제는 글로벌 서비스입니다. 글로벌 서비스는 해외에 서버를 두고 국내 규제를 피해왔습니다.

Q:이용한 만큼 대가를 받는 것이 합리적 방안 아닌가요?

A:망 중립성은 다른 말로 인터넷상 '정보 평등 접근권'으로 불립니다. 네트워크 사업자가 특정 서비스에는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다른 서비스에는 트래픽 병목 현상을 일으키는 이른바 '갑질'을 할 수 있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협상력이 낮은 소규모 콘텐츠사업자일수록 대형 사업자와 경쟁에서 불리해 진입장벽이 생길 것이라는 논리입니다. 이 때문에 소규모 콘텐츠사업자, 스타트업과 오픈인터넷을 지지하는 협·단체는 망 중립성 폐지를 반대해왔습니다.

애초에 망 중립성은 지역에서 독점적 사업 권한을 가진 망(방송, 통신)사업자의 독점 폐해를 막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망 사업자가 자신의 서비스에만 트래픽이 원활하도록 선택적으로 열어준다면 시장 경쟁을 해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왔습니다.

이용자는 이미 데이터 사용료를 추가 부담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콘텐츠 사업자까지 망 중립성 폐지에 따른 이용대가를 부담한다면, 이중 요금 부담이란 지적도 있습니다.

반대로 통신사는 대형 사업자가 이용대가를 더 지불하면 이 수익원을 바탕으로 소비자 부담을 경감할 수 있다고도 반박합니다.

Q:콘텐츠 사업자는 망 이용대가를 지불하지 않나요?

A:망 이용대가는 기본적으로 통신사와 망 네트워크 이용기업 간 계약으로 이뤄집니다. 협상력이 중요한데 유튜브와 페이스북,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기업은 이들이 유발하는 트래픽 부담만큼이나 협상력도 큽니다.

현재 글로벌 기업은 통신사에 캐시서버(원서버 복사본)나 콘텐츠전송장비(CDN) 등을 설치해 트래픽 부담을 낮추고 망 이용대가를 내지 않게 해달라는 식으로 협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대적으로 협상력이 낮거나 상대적으로 강력한 사전규제를 가하는 한국에선 국내 기업이 망 이용대가 등 문제에서 글로벌 기업에 비해 큰 부담을 지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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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결국 망 이용대가가 핵심인가요?

A:글로벌 콘텐츠 사업자에 대한 망 이용대가를 요구하는 움직임은 우리나라만이 아닙니다. 프랑스 등 유럽 등지에서도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현재로선 '차별금지' 원칙으로 추가 망 이용대가를 요구하고, 이를 거부했을 때 콘텐츠 전송 속도를 느리게 하거나 차단할 경우 책임은 망 사업자에만 돌아갑니다.

지난달 나온 페이스북과 방송통신위원회간 행정소송 1심 판결에서 법원은 망 품질 유지 의무는 망 사업자에게 있다면서 페이스북의 소송을 들어줬습니다. 방통위는 앞서 페이스북이 접속 경로를 변경하면서 페이스북 응답속도가 느려진 등 이용자 피해가 발생한 것에 대해 페이스북의 책임을 물었습니다. 이에 불복한 페이스북이 행정소송에 나섰고, 법원은 콘텐츠사업자인 페이스북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하지만 법원 역시 콘텐츠 사업자에 대한 명확한 법적 책임이 정의되지 않았다며 한계로 지적했습니다. 프리미엄 서비스나 글로벌 서비스에 대한 기준이 '사각지대'라는 것입니다.

열린 인터넷은 어느 한 쪽의 투자와 노력만으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망 이용대가에 대한 적정수준이 어디까지인지 논의하자는 목소리는 콘텐츠사업자 측에서도 나옵니다. 늘어나는 데이터 사용만큼 이에 대한 지혜로운 기준을 세워야 할 때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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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법제논의의 현황과 전망:망 중립성을 중심으로』 최지연 지음, 한국법제연구원 펴냄

세계적으로 망 중립성 규제에 변화가 일어나는 가운데 최신 규제 현황과 법제 정보를 찾아 소개한다. 미국과 유럽의 망 중립성 정책 배경과 변화 양상, 현황 소개와 분석을 통해 우리나라 망 중립성 규제 원칙과 방향성을 설정하는 데 있어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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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이동통신 기술과 서비스』 김현욱 지음, 동일출판사 펴냄

5G는 기존 이동통신과 다르게 제조, 공공안전, 차량, 미디어 등 다른 산업의 디지털 혁신을 급격히 촉진시킨다. 5G는 넓은 주파수 폭을 사용하기 때문에 리소스 제한 없이 다양한 서비스 제공, 서비스품질(QoS)이 다른 서비스 제공, 많은 디바이스 수용 등 특징이 있다. 책은 이동통신 역사, 주요기술 등을 언급하며 일반인도 5G 기술, 서비스와 산업을 이해하는 배경을 제공한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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