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추절을 앞두고 국내 면세업계가 잠잠하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사태 이후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급감하며 중추절 특수가 예전만 못해서다. 특히 올해는 이른 연휴로 10월초 국경절로 이어지는 황금연휴마저 사라지면서, 업계는 개별여행객(FIT)을 겨냥한 온라인몰 행사에 힘을 싣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13일부터 사흘간 이어지는 중국 중추절에 면세점들은 별다른 특수를 누리지 못할 전망이다. 중국 단체관광객 발길이 끊긴 상황에서 대부분 업체가 중추절 특수에 회의적이다.
오히려 중추절 연휴보다 직전 매출에 기대감이 높다. 단체관광객을 대신해 면세시장 큰 손으로 자리 잡은 중국인 보따리상 수요가 연휴 전에 몰리기 때문이다.
이들은 연휴 직전에 물건을 대량 구매한 뒤 명절에는 본국으로 넘어가 활동을 쉰다. 실제 롯데면세점의 경우 지난해 중추절 직전 사흘간 일평균 매출이 20% 뛰었다. 올해 춘절에도 보따리상 영향에 연휴보다 직전 몇 주간 실적이 호조세를 보였다.
특히 이번 중추절은 예년보다 열흘가량 일러 국경절(10월1~7일)로 이어지는 황금연휴가 실종됐다. 작년엔 중추절·국경절 연휴가 보름간 지속되며 면세점들은 왕홍을 초대해 뷰티클래스를 여는 등 사전 고객 잡기에 분주했다.
대신 올해는 내국인과 개별여행객 프로모션으로 갈음했다. 특히 중국인 개별 자유여행객이 주 타깃이다. 올해 1분기 중국 개별 관광객은 전년 동기대비 12.7% 증가하며 면세시장에 주요 고객으로 새롭게 떠올랐다.
이들은 2030대 젊은 층이 주축으로 온라인으로 상품을 접하는데 익숙한 만큼, 면세업계는 중추절을 앞두고 인터넷면세점 중문몰에서 이들을 겨냥한 프로모션을 선보이고 있다.
먼저 신라면세점은 인터넷면세점 중문몰에서 중추절 이벤트를 열고 10일까지 매일 적립금 300달러를 증정한 데 이어, 중추절 연휴인 오는 15일까지 매일 적립금 999달러를 증정한다.
신세계면세점 역시 인터넷면세점에서 중국인 고객 대상으로 중추절 쇼핑 이벤트를 열고 오는 15일까지 하루 800명에게 적립금을 2배 제공하는 '매일 더블 적립금' 행사를 선보인다.
추천 상품 구매후 댓글을 단 고객 3명을 선정해 한국행 항공권을 씨트립 상품권으로 돌려주는 페이백 혜택도 마련했다. 중추절 연휴를 맞아 고향으로 귀국하는 재한 중국인을 겨냥한 프로모션도 펼쳐진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15일까지 인터넷면세점에서 150달러 이상 구매한 재한 중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룰렛 이벤트를 진행해 매일 모바일 적립금을 최대 6000원 제공한다.
업계 관계자는 “단체관광객이 사라진 자리를 보따리상과 개별여행객이 메꾸고 있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