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 첫 ICT 전담기관 설립, 산업육성 기반 닦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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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전경

보건복지부가 정보통신기술(ICT) 전담 기관을 설립한다. 보건의료 정보화 첫 관문인 전자의무기록(EMR) 인증제를 총괄하고 중장기적 ICT 전략을 수립하는 역할을 맡는다. 보건의료 분야 ICT 융합 산업 육성에 전초기지가 될지 주목된다.

9일 정부기관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내달 중 보건의료 ICT 전담기관인 한국보건의료정보원을 설립한다. 첫 EMR 인증기관·기업을 선정하면서 전담기구까지 설립을 완료,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

보건의료정보원은 산하 공공기관이 아닌 재단법인 준공공기관 형태로 설립, 초기 25명으로 운영한다. 초기 운영 인력 확정과 함께 직제 마련에 한창이다.

핵심 역할은 EMR 인증제 운영이다. EMR 인증제는 국내 병원이 자체 개발하거나 상용 EMR 제품을 대상으로 일정 기준을 충족할 경우 정부가 품질을 인증하는 제도다. 지난해 7월 시범사업에 서울대병원, 전북대병원, 국립암센터 등 3개 병원과 평화이즈, 비트컴퓨터, 네오소프트, 이온엠솔루션, 자인컴 등 5개 기업이 신청했다. 이르면 이달 말 첫 인증 결과가 나온다.

EMR 인증제 핵심은 시스템 상호운용성과 보안성이다. 병원은 서로 다른 EMR을 쓰다 보니 데이터 표준화가 안 된다. 다기관 데이터 연계는 물론 빅데이터 기반조차 부실하다. EMR 인증제를 전국으로 확산해 의료기관 간 시스템 상호 운용성을 확보하고, 보건의료 정보화 기반을 닦는 전담기관이 필요했다. 보건의료정보원은 인증 부여부터 운영, 관리 등을 전담하게 된다.

중장기 보건의료 IT 전략을 수립하는 역할도 맡는다. 최근 보건의료 영역도 데이터에 기반한 치료와 연구가 활발하다. 의료기관, 기업, 연구소 단위로 연구는 활발하지만 국가가 장기적 비전을 마련하고, 제도나 예산을 지원할 전략 제시는 미비했다.

오상윤 복지부 의료정보정책과장은 “그동안 보건의료 분야 ICT 전략을 제시하고, 미래 신산업 발전을 대비할 전담기관이 없었다”면서 “보건의료정보원의 가장 큰 역할인 EMR 인증제를 원만하게 연착륙 시키는 동시에 보건의료 IT 분야에 필요한 새로운 연구개발 전략을 수립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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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의료진이 병원을 방문한 해외 관계자에게 베스트케어 2.0으로 구현되는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보건의료 분야 첫 ICT 전담기관이 설립되면서 산업 육성에 기대감이 높아진다. 신약개발, 의료기기 등 다양한 영역에 ICT 융합이 필수다. 인공지능(AI)이 보건의료 영역에 접목되면서 질병 예측, 진단, 치료에 패러다임을 바꿨다. 하지만 장기 전략 부재와 시민사회 단체 반발 등으로 속도를 내기 어려웠다. 정부 규제 개선을 위한 세밀한 전략 제시와 미래 신산업 대응에 전문성과 민첩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의료IT 업계 관계자는 “보건의료 영역은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강력한 규제로 단기간 내에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 “장기적으로 혁신을 추구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산업 육성을 지원할 기관이 설립됐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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