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데이터정책 컨트롤타워인 국무총리 소속 국가데이터정책위원회(이하 정책위)가 지난해 회의를 한 건도 열지 않는 등 유명무실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시선이 인공지능(AI) 분야에 집중되면서 데이터 생산·거래·활용 촉진 등 데이터 산업 진흥 정책이 홀대받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정책위는 지난해 회의경비 예산으로 1억6400만원을 확보했지만 회의를 한 차례도 열지 않았다. 2022년 19회, 2023년 26회, 2024년 11회 회의를 진행한 것과 대비된다.
2022년 9월 출범한 정책위는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국가데이터정책 컨트롤타워다. 2021년 10월 제정된 데이터산업법을 근거로 설치돼 데이터 생산·거래·활용 촉진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정부가 데이터산업 기반 조성을 위해 3년마다 수립해야 하는 '데이터산업 진흥 기본계획'도 정책위 심의를 거쳐야 한다.
정책위 민간위원들은 2024년 12월 마지막 회의 이후 소관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위원회 업무 관련 연락을 받은 게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 중에는 2024년 말 2년 임기가 종료된 후 위원직이 연장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거나, 2기 위원으로 임명됐다고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정책위 1기 민간위원들은 2기 출범 전까지 임기가 연장되고 있다.
정책위 활동이 중단된 이유는 지난해 9월 출범한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이하 AI전략위)와 역할이 중복되기 때문이라는 게 과기정통부 설명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12·3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2024년 말부터 2025년 초까지 복잡했던 상황이 정리된 후 2기 민간위원 임명을 추진하던 중 AI전략위가 출범하면서 정책위 관련 여러 가지를 검토하는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AI전략위 '데이터 분과'가 데이터 정책을 담당하면서 정책위의 입지가 좁아진 것이다.
정책위의 존속 여부는 AI전략위가 구상 중인 '국가 AI·데이터 거버넌스' 과제 추진 방향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AI전략위는 최근 공개한 '대한민국 인공지능 행동계획(안)'을 통해 분산된 데이터 법률·관리 체계를 총괄하는 데이터 거버넌스를 정립하는 내용의 과제를 제시했다.
그러나 법령 개정을 통한 거버넌스 종합 개편 완료 시점이 2027년 이후로 전망되면서 정책위의 고유 역할에 공백이 생길 우려가 존재한다. 정책위는 올해 정부가 수립할 '제2차 데이터산업 진흥 기본계획'을 심의하는 등 국가 데이터 정책 전반을 검토해야 한다.
한 정책위 민간위원은 “AI와 데이터는 떼놓을 수 없기 때문에 AI전략위의 역할이 대두되는 방향에 공감한다”면서도 “AI에 집중되다보면 정책위가 수행하던 데이터 생산과 거래, 활용 촉진 등 데이터산업 진흥 정책이 상대적으로 홀대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대인 기자 modernma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