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얏트 럭셔리호텔 '안다즈' 상륙...글로벌 호텔체인 각축장 된 한국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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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즈 서울 강남

하얏트호텔 럭셔리 브랜드 안다즈가 국내 첫 지점을 열며 서울 럭셔리 호텔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글로벌 호텔 체인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호텔시장의 격변이 예고된다.

9일 서울 압구정동 구 KT신사지사 부지에 개관한 '안다즈 서울 강남'은 25개 스위트룸을 포함 241객실과 다이닝 시설을 갖춘 하얏트 최상위급 호텔이다. 전 세계서 21번째, 아시아 4번째로 한국에 문을 열었다.

후안 메르카단테 총지배인은 “안다즈는 현지 특성을 살린 라이프스타일과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통해 획일화된 글로벌 체인과 차별화를 꾀했다”면서 “럭셔리 호텔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텔 운영은 위탁경영 계약을 맺은 HDC현대산업개발 자회사 호텔HDC가 맡았다. 한국 전통문양인 '조각보'에서 영감을 얻은 객실과 다이닝 공간 등 호텔 전체에 한국적 색채를 뚜렷히 입혔다. 국내 로컬 브랜드와 협업한 시그니처 향과 전통 체험 클래스도 마련했다.

안다즈 강남은 비즈니스와 마이스(MICE) 고객, 자유로운 여행을 즐기는 개별여행객(FIT)을 주 타깃으로 삼았다. 압구정역과 직접 연결돼 청담동·가로수길 등 강남권 접근이 용이한 지리적 입지를 가졌다. 오픈 초반엔 공격적 프로모션을 통해 주말 내국인 호캉스 수요까지 동시에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건물 소유주인 KT의 최첨단 기술도 호텔 경쟁력을 높이는 데 보탬이 됐다. 인공지능(AI) 시스템인 '기가지니 호텔'을 통해 음성만으로 다양한 객실 서비스를 제어할 수 있으며, 실내 수영장에 한강뷰 이미지를 접목한 디지털미디어를 설치해 야외수영장이 없는 안다즈의 단점을 보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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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즈 상륙으로 서울 시내 럭셔리 호텔 경쟁도 한층 격화될 양상이다. 2020년에는 여의도에 아코르 계열 페어몬트 서울이, 2021년에는 잠실 지역에 소피텔 등 글로벌 호텔 체인의 럭셔리 브랜드가 잇달아 국내에 지점을 연다.

다만 아직 일본·홍콩 등에 비해 성숙도가 낮은 국내 럭셔리 호텔 시장의 상황을 감안할 때 안다즈의 시장 연착륙이 녹록치 않은 게 사실이다. 앞서 진출한 콘래드·포시즌스나 롯데호텔 시그니엘서울 등 국내외 호텔체인이 치열한 격전을 벌이고 있다. 리츠칼튼과 W호텔 등은 한국 시장서 철수한 전례도 있다.

한국호텔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특1급(5성급) 호텔의 객실 이용률은 65.6%로 2016년 73.4%에 비해 줄어들었다. 평균 객실단가(ADR)은 소폭 올랐지만 정작 객실당 수입은 13만8488원으로 2년 전(14만5088원)보다 4.54% 하락했다.

안다즈는 국내 호텔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글로벌 호텔 체인의 가세로 한국 럭셔리 호텔 시장의 지평이 넓어질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경험 위주의 력셔리 상품에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중산층이 늘면서 럭셔리 관광 시장도 높은 성장세가 예고된다.

후안 메르카단테 총지배인은 “서울은 관광객 수가 매년 4~5% 증가하는 시장으로 우리로선 성공 가능성이 충분하다”면서 “안다즈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보여주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