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전통음식인 김치에서 나온 유산균이 탈모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세계 3대 남성학 저널에 게재됐다.
단국대 서주태, 이효석 교수팀은 김치유산균 제제 발모 촉진 작용을 검증한 연구결과가 '월드 저널 오브 멘즈 헬스' 최신호에 온라인 게재됐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탈모증이 있는 남성 23명, 여성 23명을 대상으로 김치에서 추출한 생유산균 제제 발모 촉진 작용을 입증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추적 조사기간 중 임상시험 참가자 모발 개수, 굵기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조사했다.
김치생유산균을 4개월 복용한 후 모발 개수가 85.98(±20.54)개에서 91.54(±16.26)개로 증가했다. 굵기 역시 0.062(±0.011)㎜에서 0.066(±0.009)㎜으로 증가하는 등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있었다.
김치유산균 제제가 혈관 내 지질을 효과적으로 감소시켜 말초혈관 혈류량을 증가하게 하고, 모낭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정이 입증됐다.
사람은 출생 시 약 500만개 모낭을 갖고 태어난다. 나이가 들면 추가적으로 생산되지 않는다. 하루에 100개 이상 모발이 탈락하는 것을 탈모라고 하는데, 세계 약 2%가 겪고 있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남성형 탈모 치료제는 두 개뿐이다. 마이녹시딜은 모낭 주위 혈관 확장으로 모발 탈락을 지연시키고, 피나스테라이드는 남성호르몬 변환을 차단하면서 새로운 모발 생성을 촉진한다.
이번 연구결과는 생유산균과 청국장 발효균이 탈모와 모발건강에 효과가 있다는 점을 밝히는 동시에 약물 부작용을 최소화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서주태 교수는 “동물실험으로 김치유산균이 혈관 내 지질을 효과적으로 감소하고 말초혈관 혈류량을 증가시켜 발모를 촉진한다는 사실은 확인됐다”면서 “이번 연구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첫 임상이며, 탈모 치료에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