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역성장이 심화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2.5% 감소한 15억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일본과 서유럽, 북미 등에서 각각 6.5%, 5.3%, 4.4% 하락이 예상된다. 주요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데다 기술적 혁신이 줄고 평균 판매 단가가 오르면서 단말 교체주기도 길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역성장 극복의 단초로 5G를 주목한다. 이동통신 기술 세대교체에 맞춰 앞으로 2~3년간 프리미엄급 플래그십 교체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단순 일반 소비자 고객(B2C)뿐만 아니라 기업과 산업 영역(B2B)에서 5G 응용 서비스 확산이 5G 단말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외연 확장을 위한 중저가 영역도 새롭게 정비했다. 갤럭시A 시리즈를 단순히 저렴한 제품이 아닌 '혁신 제품'으로 재정의하고 일부 신기술은 플래그십보다 선행 적용하는 모험도 단행하고 있다.
모델별 스펙과 가격대도 각국 시장·수요자 특성에 맞춰 세분화했다. 이를 바탕으로 인도와 동남아시아, 중남미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가 강세를 보이던 신흥 시장에서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은 “지난해부터 갤럭시A 시리즈에서 새로운 기술혁신을 과감하게 시도해 시장에 어떻게 받아들여지는 보고 있다”면서 “여러 구조적인 요인으로 C 브랜드(중국 제조사) 대응이 쉽지 않지만 올바른 의사결정이라 보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 역시 5G에서 모바일 사업 반등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핵심 기조는 '실리'다. 무리한 혁신 경쟁보다 가장 현실적으로 고객 수요에 부합하는 제품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올해 선보인 첫 5G 스마트폰 LG V50 씽큐는 차별화된 듀얼스크린을 바탕으로 꾸준한 판매고를 기록 중이다. 제품 공개 당시 삼성전자와 화웨이 폴더블 스마트폰과 비교되며 조롱받기도 했지만 현재 '폴더블 스마트폰'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유일한 제품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후속 모델인 LG V50S 씽큐와 새 듀얼스크린에는 소비자 의견을 적극 반영해 상품성을 개선했다. 후면 카메라 모듈 개수는 하나 줄여 출고가 상승 요인을 배제하면서도 이용자가 원하는 수준의 촬영 성능과 품질을 확보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단순 스펙 경쟁보다 소비자가 얼마나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체감하느냐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