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20일 SK텔레콤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옥수수'와 지상파 방송 3사의 OTT '푹' 결합을 승인했다. 이를 통해 지상파 3사의 합작법인 콘텐츠연합플랫폼(CAP)은 계획대로 다음 달 18일 옥수수와 푹을 결합한 국내 최대 OTT '웨이브(wavve)'를 출시할 수 있게 됐다.
정부는 옥수수와 푹 사이의 수평결합(동종 업계 간 결합)이 시장 경쟁을 제한하지 않는다고 봤다. 다만 지상파 3사의 방송 콘텐츠와 유료 구독형 OTT 간 수직결합(이종 업계 간 결합)은 시장경쟁 제한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가격 등에서 경쟁 OTT에 지나친 차별을 둬서는 안 된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 때문에 지상파 3사에는 다른 OTT 사업자가 지상파 방송 주문형비디오(VOD) 공급을 요청할 때 합리적이고 비차별적인 조건으로 성실하게 협상해야 한다는 조건이 달렸다. 지상파 3사는 다른 OTT 사업자와 기존 지상파 방송 VOD 공급 계약을 정당한 이유 없이 해지·변경할 수 없다.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서비스나 SK브로드밴드의 인터넷TV(IPTV)를 이용하지 않는 소비자의 웨이브 가입도 제한할 수 없다.
정부의 판단은 새로운 방송 서비스 확산은 유도하면서 일부 사업자가 시장을 장악해 이익을 독점하는 것을 막는 쪽으로 결정됐다. 다분히 합리적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향후 OTT를 강화하면서 정부의 승인 조건에 맞도록 사업을 전개하면 될 것이다.
OTT는 새로운 방송 트렌드다. 글로벌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넷플릭스가 점유율을 빠르게 높여 가고 있고, 디즈니가 11월 미국을 시작으로 '디즈니+'(디즈니플러스)를 출시할 계획이어서 국내 OTT 시장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푹과 옥수수의 결합 승인이 국내 OTT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기를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많은 미디어 기업 간 교류와 협력 모델이 늘어나면 좋겠다. 투자가 확대되고 관련 산업 생태계도 함께 성장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