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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대학이 정부 지원을 받는 인공지능(AI)대학원에 선정되기 위해 치열한 수싸움을 벌인다. 다음달 초 사업 접수를 앞두고 AI 분야 젊은 교수진 영입은 물론 지자체와의 협력 등 물밑 경쟁이 가열됐다. 경쟁 대학에 전략을 노출하지 않기 위해 눈치싸움도 펼친다.

20일 대학가에 따르면 가천대, 광주과학기술원, 경희대, 세종대, 연세대, 중앙대, 포스텍, 한양대 등 10여곳이 넘는 대학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선정하는 AI대학원 사업에 지원하기로 했다.

과기정통부는 다음 달 6일 접수를 마친 후 심사를 거쳐 2곳을 AI대학원으로 선정한다. 올해 초 KAIST, 고려대, 성균관대 세 곳에 이은 추가 선정이다.

포스텍은 미국, 유럽에서 AI 전공 30대 초중반 교수 3명을 뽑았다. 지역과도 연계해 AI 전문 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김무환 신임 포스텍 총장이 강력한 의지를 갖고 AI대학원에 선정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한다.

서영주 포스텍 교수는 “경북은 자동차 부품 등 많은 중소기업이 있는 지역”이라며 “AI와 기계 분야 융합은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 교수는 “포스텍의 AI대학원을 통해 지역도 살아나고 일자리도 많이 생길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포항에 AI인재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연세대도 AI 분야 신진 교수를 2명 뽑았다. 올해 초 선정된 KAIST AI대학원 교수진의 평균 연령이 30대인 것에 주목했다. 연세대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AI 전문 인력이 적어 교수진 영입 비용이 부담됐지만 신임 교수를 스카웃하는 등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학교의 전략이 외부에 새어나가지 않도록 눈치싸움도 치열하다. 세종대 관계자는 “AI대학원 준비 전략은 기밀”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 관계자는 “AI대학원 선정은 전투와 같기 때문에 사전에 대학의 전략이 노출되면 많은 대학이 따라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광주과기원 관계자는 “아직 발표 전이기 때문에 민감한 상황이라 전략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아직 확정하지 않았지만 AI대학원 지원을 검토 중이다. 예성준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서울대는 데이터사이언스 대학원, 빅데이터연구원, AI위원회 등 AI 분야가 많기 때문에 대학 차원에서 조율해야 한다”며 “이번 주 안에는 지원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세정 서울대 총장은 전자신문 통화에서 “지원할지, 않을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번 심사에 공대 경쟁력이 강한 대학이 다수 지원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음 기회를 기약하는 대학도 있다. 내년에는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낮을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서울에 위치한 A대학은 “AI대학원을 준비하기 위해 해외 교수 영입도 알아봤으나 상위권 대학이 준비한다는 소문을 듣고 내년에 지원하기로 전략을 변경했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대학이 AI대학원 선정을 위해 내부 AI 역량을 높이는 것이 국내 생태계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김지원 과기정통부 인공지능팀장은 “AI대학원이 부족한 고급 AI 인재를 양성하는 곳이 될 것”이라면서 “나아가 AI가 다양한 산업 분야에 융합될 수 있는 구심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 초 1차로 선정된 AI대학원은 다음달 문을 연다. KAIST는 헬스케어, 자율주행, 제조, 보안, 이머징 등을 중점 연구 분야로 설정했다. 고려대는 산학협력에 중점을 둔다. 성균관대는 AI 하드웨어 교육을 강조한다.



공동취재 김영준 기자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