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일본 1194개 전략물자 중 진짜 영향 미치는 것은 한 줌 안 돼”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12일 일본의 백색 국가 제외 조처에 해당하는 1194개 전략물자와 관련해 “우리한테 진짜 영향을 미치는 것은 한 줌이 안 된다”며 자심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가 독점적 지위를 가지고 있는 D램 반도체가 맞대응 카드로 쓰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Photo Image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김 차장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을 이길 수 있다'고 언급한 이유가 몇 가지 있다”며 “우리가 검토를 해보니 일본이 (백색 국가 제외 조치로 영향을 받는) 전략물자가 1194개가 되는데, 진짜 영향을 미치는 게 몇 개인가 봤더니 손 한 줌 된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숫자는 밝히지 않았지만 생각보다는 많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차장은 “일본 역시 우리한테 의존하는 부분이 많다”며 “D램 같은 경우는 우리의 시장 점유율이 72.4%인데, D램 공급이 2개월만 정지되면 전 세계에서 2억3천만 대의 스마트폰을 만드는 데 차질이 생긴다. 우리도 그런 카드나 옵션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차장은 이번 일본 경제보복 사태를 계기로 우리나라의 안보 분야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찰용 인공위성이 한 대도 없다는 점을 들면서 “안보 분야에서도 외부 세력 의존도가 너무 높으면 안보 분야에서도 부품 소재처럼 똑같은 문제가 안 생긴다는 법이 없지 않으냐”라며 “이 기회에 부품 소재나 전자제품, 4차 산업혁명 기술에서 우리가 일본을 따라잡거나 앞서는 게 가장 좋은 조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재부품 분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으로 첨단 기술을 지닌 외국 업체 인수합병(M&A) 등도 언급했다. 연구개발 시간이 많이 걸리는 만큼 단기간에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최적의 방안으로 글로벌기업 인수를 제시했다.

김 차장은 “이번에 일본이 취한 보복 조치를 보면 반도체에 들어가는 화학 제품들인데, 우리가 만약 미국에 있는 유명한 다우케미칼 같은 회사를 인수했다고 하면 많은 문제가 풀리지 않겠냐”며 “그렇게 한다는 뜻이 아니라 예를 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4차 산업혁명 기술 분야에서 투자를 많이 하고 또 유능한 기술자들을 많이 모셔 와야 된다”며 “중국 같은 경우도 기술자들을 현재 받는 월급을 3배, 10년 보장하고 있는데, 우리는 5G, 인공지능, 자율주행 자동차 분야 더 우수한 기술자들을 월급 5배, 10년 보장하고 스카우팅을 많이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지난달 미국 방문때 미국 정부에 일본의 수출규제 조처에 대해 중재를 요청한 사실이 없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미국에 중재를 요청하면 청구서가 날아올 게 뻔한데, 반대급부를 요구할 텐데 왜 중재 요청을 했겠느냐”며 “뭘 도와달라고 하는 순간 '글로벌 호구'가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강제 징용 배상에 대한) 대법원 판례가 있고, 거기서 반인도적인 행위에 대해 우리가 아직 청구권이 남아 있다는 것을 확인한 건 뿐”이라는고 설명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