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충전기 1기당 전기차 운영비율 韓 10.2대 vs日 18.4대...수치 주목
우리나라 전기차 충전 인프라 접근성이 일본보다 약 두 배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신문이 한국과 일본의 전기차 보급(누적) 수 대비 충전기 운영 비율을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는 급속충전기 기당 전기차 10대, 일본은 18대를 커버하는 충전 환경을 갖추고 있었다.
11일 전기차 충전 인프라 정보서비스 이브이웨어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전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공용시설 급속충전기(출력 50㎾ 이상)는 모두 7115기로 집계됐다. 국토교통부에 등록된 전기차(BEV) 누적 수(6월 말 기준)는 7만2814대로, 급속충전기 기당 전기차 10.2대 꼴로 배치된 셈이다. 반면에 일본의 충전표준기구인 차데모협회에 등록된 급속충전기는 7월 말 기준 7600기다. 일본 전기차 누적 보급수는 14만453대(4월말 기준)로 전기차 18.4대 당 충전기 1기 꼴이다. 전기차 보급 수는 일본이 두 배 많지만 공용 충전기 수는 두 나라가 비슷하다. 결국 충전 인프라 접근성에서 국내 전기차 이용 환경이 일본보다 약 두 배 좋다.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전기차 충전 환경이 좋다고 숫자로 검증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일반 주유소 접근성과 비교하면 전기차 충전 인프라 접근성의 장점이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주유소와 자동차 등록 수는 각각 1만1500개, 2320만대다. 일본의 주유소와 차량 등록 수는 각각 3만100개, 7828만대다. 주유소 당 자동차 수는 한국이 2017대, 일본이 2600대로 주유소 접근성은 한국이 28% 높은 반면에 전기차 충전 인프라는 한국이 약 두 배 크게 앞선다.
급속충전기는 충전 속도가 최소 50㎾ 이상으로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배터리 용량 64㎾h)'을 충전하면 완충(80% 충전)까지 약 60분 소요된다.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부터 이전보다 충전 속도가 두 배 빠른 100㎾급 초급속충전기 1000기 이상을 전국에 구축하고 있다. 올해 말이면 국내 공용시설에 깔리는 급속 및 초급속 충전기 수는 8000기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용권 이브이웨어 대표는 “일본 전기차 수가 우리보다 두 배 많지만 공용시설에 설치된 급속충전기 수는 우리와 비슷해 국내 충전 환경이 크게 높은 편이다”면서 “일본은 우리나라와 달리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충전기를 설치하는 사례가 거의 없기 때문에 완속(7㎾) 충전 인프라까지 고려하면 양국 간 차이는 더욱 크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국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7115기의 급속충전기 가운데 환경부(환경공단)가 설치한 충전기가 2886개로 가장 많았고, 한국전력공사는 2835기로 나타났다. 민간 서비스 사업자인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374대), 에스트래픽(252대) 순으로 공용시설물에 급속충전기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한전이 구축한 급속충전기 가운데 1600기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설치된 준공용 충전시설로 조사됐다.
【표】한국·일본 전기차 공용 급속충전기 운영 현황
※자료 : 이브이웨어, 차데모협회, 스타티스타, INI산업리서치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