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일 삼성 전자계열사 사장단을 긴급 소집, 일본의 대 한국 수출 규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6일부터는 전국 주요 사업장을 이 부회장이 직접 찾아 상황을 챙기는 현장 경영에 나서기로 했다.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전자계열사 사장단을 불러 긴급 대책 회의를 가졌다. 각 사업 부문을 총괄하는 전문 경영인 대부분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는 삼성전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을 담당하는 김기남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을 비롯해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사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 정은승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 한종희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 전영현 삼성SDI 사장도 함께했다.
이번 회의는 일본 정부가 각의에서 한국을 '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명단에서 제외한다는 결정을 내린 이후 열린 핵심 경영진 첫 모임이다. 최근 위기 상황에 따른 대응 계획과 함께 미래 경쟁력 강화 방안까지 집중 논의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긴장은 하되 두려워하지 말고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자”면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 한 단계 더 도약한 미래를 맞을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6일부터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자 계열사의 전국 사업장을 직접 찾아 현장 경영 행보를 이어 갈 계획이다. 평택 메모리 반도체 생산 라인을 비롯해 기흥 시스템LSI, 파운드리 생산 라인, 온양과 천안의 반도체 개발·조립·검사 사업장, 삼성디스플레이 탕정사업장 등이 방문 일정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직접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의 밸류체인 전 과정을 살펴보면서 위기 상황에 밀착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비하기 위해 삼성전자 DS 부문과 삼성의 전자계열사 사장단은 일제히 여름휴가를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