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 기기에서 수집한 생체정보도 진료에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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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구로병원 전경

이르면 내년 초부터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로 수집한 각종 생체정보를 병원정보시스템에 적용, 진료과정에 활용한다. 병원 안에서 수집된 임상정보에 의존했던 진료 패러다임을 생체·생활습관 정보까지 확대해 정밀의료 구현에 속도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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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료시스템에 환자의 스마트 웨어러블 기기에서 수집한 각종 생체정보가 입력돼 진료에 활용된다. 29일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센서 모듈 개발 스타트업 레드서브마린에서 정문기 대표가 낙상방지용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삽입될 모듈을 테스트하고 있다.레드서브마린은 고대의료원 정밀의료병원정보시스템(P-HIS)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용인=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29일 병원 업계에 따르면 고대구로병원, 고대안암병원은 연말 개발 완료 예정인 정밀의료병원정보시스템(P-HIS)에 웨어러블 기기 데이터 인터페이스를 연동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 프로젝트는 고대구로병원 개방형 실험실 구축 사업단이 입주 기업을 통해 각종 생체정보를 수집할 웨어러블 기기를 개발하고, 기기에서 생성된 데이터를 전자의무기록(EMR)에서 볼 수 있게 인터페이스를 연동하는 작업이 핵심이다.

웨어러블 심박수 모니터링 솔루션을 이용 중인 심장병 환자가 병원을 방문하면 의사는 EMR 상에서 환자 생체 데이터를 확인하고, 임상적 소견을 더해 최적 치료법을 제시한다.

연동할 웨어러블 기기는 병원 내 각종 진료과 수요를 파악해 결정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심혈관질환 모니터링, 진단을 위한 심박 수부터 혈당, 혈압, 산소포화도 수집 기기다. 심방세동 등 전문적인 질환 모니터링을 위해 의료기기로 개발하는 것과 단순 생체정보나 생활습관 정보 수집을 위한 비의료기기(스마트워치 등)로 나눠 개발한다.

적용 시점은 내년 초가 유력하다. 고대안암병원이 클라우드형 EMR로 개발 중인 'P-HIS'에 연동한다. 고대의료원은 P-HIS를 내년 1월 고대안암병원을 시작으로 3월 구로병원, 6월 안산병원에 차례로 적용한다. 진료 과정에 웨어러블 기기에서 나온 생체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 역시 1월께 시범 구현될 가능성이 높다.

1차적으로는 병원 내 환자를 대상으로 웨어러블 기기를 착용해 실시간으로 각종 생체 정보를 수집한다. 환자 상태를 빠르게 파악해 장기적으로 병원 내 진단기기를 대체한다. 이후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진료 시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해 진단, 치료법까지 제시한다.

고대구로병원 관계자는 “웨어러블 기기 개발은 핵심기술을 가진 기업 3곳 정도만 확보한 뒤 진료과목별 수요를 반영해 제품화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면서 “현재 센서 등 핵심영역 2개 기업이 개방형 실험실에 입주한 상태로, 프로토타입 형태로 EMR와 연동하는 것은 내년 초에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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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고대구로병원에서 열린 개방형 실험실 개소식에서 송해룡 사업단장(왼쪽 두번째), 이기형 고대의료원장(세번째) 등 병원 관계자가 기념촬영했다.

현대의학은 병원 내 의사 진료, 각종 검사 결과 등 임상정보 외에도 유전자 정보, 생체·생활습관 데이터를 활용한 개인 맞춤형 의료가 핵심이다. 하지만 세 영역의 데이터 표준화가 어렵고, 데이터 신뢰성까지 한계로 작용하면서 의사가 환자를 보는 창구인 EMR에 통합하지 못했다. 이번 사업으로 웨어러블 기기에서 나온 데이터 오차를 최소화해 신뢰성을 높이고, 임상데이터와 표준화를 구현해 개인 맞춤형 치료 기반을 마련한다.

송해룡 고대구로병원 개방형실험실 구축사업단장은 “각종 의료기기를 포함해 웨어러블 기기 데이터도 EMR 인터페이스에 맞춰 연동해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환자 진료에 활용하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웨어러블 기기, EMR, 환자 모바일 기기 등과 연계한 정밀의료 기반을 마련해 개인 맞춤형 치료법 제시와 헬스케어 산업 발전 모멘텀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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