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RPA' 바람…사람 필요 없는 업무 환경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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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업계가 대출 등 리테일 업무에 대거 로보틱프로세스자동화(RPA) 고도화·구축을 추진한다. 기존 사람이 하던 업무에 인공지능(AI), 머신러닝을 활용해 100% 자동화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B저축은행은 기존 RPA 업무를 완전 자동화하는 고도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수신 및 대출업무 프로세스에 사람이 일절 간섭하지 않도록 완전 자동화 프로세스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KB저축은행에 따르면 그간 RPA의 경우 접수 등 일부 업무는 자동화됐지만, 심사를 하거나 이용자 관련 서류를 보내는 업무는 사람 손을 거쳐야 했다. RPA라고 하지만 실제 사람이 하는 업무를 필요로 해 실시간 원스톱 처리가 불가했다.

KB저축은행 관계자는 “연말까지 RPA 자동화 수준을 5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면서 “향후 70~80%, 더 나아가 100%까지 모든 리테일 업무가 자동화하는 원스톱 처리 환경을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BI저축은행은 RPA 구축 작업에 들어갔다. 직원들이 하던 업무에 RPA를 적용, 효율성이 얼마나 높아졌는지 내부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적용업무는 사업자 휴·폐업 조회, 주소 보정, 신용회복신청, 개인회생등록 등이다. SBI저축은행은 연말께 테스트를 마친 뒤 RPA를 전 업무에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올해 연말 RPA 시범 테스트가 마무리될 계획”이라면서 “현재 테스트 중인 부분에 결과를 검토한 뒤에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업무 전반에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은행이나 증권 등 다른 금융업권에서는 RPA를 도입·고도화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한 반면 저축은행은 적극적이지 않았다. 영업 대부분이 오프라인을 통해 이뤄지다 보니 자동화에 대한 요구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저축은행 모바일 플랫폼이 대거 등장하고, 이를 통한 거래가 늘면서 RPA 도입이나 고도화를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난 것이다.

앞서 OK저축은행은 법원우편물(OCR) 조회, 신용회복신청, 개인회생등록, 서증제출 등에 RPA를 적용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뒤늦게 모바일 플랫폼 경쟁에 나섰지만 여전히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면서 “이번 RPA 고도화 및 도입은 저축은행이 금융 흐름에 따라가기 위한 패스트 팔로어(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따라가는 전략) 전략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이 같은 흐름이 더욱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무 생산성을 높이는 데다 인력 재배치로 효율성까지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작정 인력을 충원할 수 없는 저축은행에 적절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상당한 수준에 올랐지만, 업황이 예전만 못해 무작정 인력을 늘리는 것에 부담을 가지고 있다”면서 “기존에 사람이 하던 업무 중 상당수가 자동화되면서 향후 인력 재배치에 따른 생산성 확보, 효율성 극대화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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