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중소 알뜰폰 지원 강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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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이 알뜰폰 시장 진입 준비를 일단락했다. 오는 9월부터 가입자를 모집할 계획이다. 당장 알뜰폰과 은행, 보험, 증권을 묶어 이전에 없던 통신과 금융 결합상품을 제공한다. 2년 안에 가입자 100만명을 유치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시장 진입은 알뜰폰 시장은 물론 이동통신 시장 판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 선택권을 넓힌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KB국민은행 행보에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이 알뜰폰 신규 사업자로서 이통 시장 경쟁 활성화에 일조할 것이라는 게 기대다.

KB국민은행이 이통 시장 경쟁에 촉매제로서 '메기 역할'을 한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기존 알뜰폰도 혁신 요금제 등으로 변신을 도모할 수밖에 없고, 이는 이통사에도 자극이 될 것이라는 추론이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알뜰폰을 포함해 이통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다. 이통 자회사를 포함해 대기업으로 알뜰폰 쏠림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마당에 KB국민은행이 가세하면 이 같은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다. 경쟁 촉진이 아니라 경쟁 저해를 초래할 가능성이 짙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중소 알뜰폰 입지는 갈수록 축소될 수밖에 없다는 걱정이다. 우체국에서 알뜰폰을 판매한 이후 가입자가 늘었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KB국민은행 전국 지점은 우체국 이상의 판매 거점이다.

KB국민은행은 스스로 알뜰폰 시장의 포식자가 되는 걸 경계해야 한다. KB국민은행이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기존 중소 알뜰폰 희생을 수반한다면 의미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차제에 중소 알뜰폰 지원을 고민해야 한다. 종전 전파사용료 감면과 도매 대가 인하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중소 알뜰폰이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경쟁자가 사라지면 경쟁 의지가 약해질 수밖에 없는 게 세상 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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