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권 지니틱스 대표 “상장 후 국가대표 시스템반도체 회사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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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권 지니틱스 대표가 자사 터치IC 제품이 탑재된 스마트 워치를 설명하고 있다.

“상장 이후 국가대표 시스템반도체 회사가 될 자신이 있습니다.”

25일 경기 용인시 지니틱스 사옥에서 만난 박정권 지니틱스 대표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반도체 집적회로(IC) 설계 전문업체인 지니틱스는 26일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최근 중국 웨어러블기기 분야 터치 IC 시장에서 저력을 과시한 지니틱스는 상장 이후 다양한 제품군과 인력 확보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지니틱스는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에 들어가는 터치 IC를 주력으로 하는 회사다. 터치 IC는 각종 IT 기기의 디스플레이 패널이 터치 기능을 구현할 수 있도록 돕는 패널이다. 지니틱스는 삼성전자 갤럭시 A 시리즈와 갤럭시 워치에 관련 제품을 공급해왔다.

특히 중국 터치 시장에서 맹활약하며 매출 급성장을 달성했다. 최근 중국 사람들 사이에서 웨어러블 제품이 큰 인기를 끌면서 지니틱스 터치 IC도 큰 주목을 받았다. 약 3년 전부터 중국에는 자식에게 큰 투자도 마다하지 않는 '소황제(小皇帝)' 문화가 퍼지면서, 현지 사람들에게 위치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 아동용 스마트워치가 인기다. 일찌감치 이 시장을 겨냥했던 지니틱스는 매년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중국 스마트 워치 수요에 함박웃음이다.

일례로 샤오미 '미(MI)밴드'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중국 IT 회사 웨어러블 기기 70% 이상에 지니틱스 터치 IC가 들어있다. 국내 대부분 반도체 설계 회사들이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지니틱스는 올해 10% 이상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박정권 대표는 “연 초만 해도 중국에서 한 달에 100만대 팔리던 웨어러블용 터치 IC였는데 지금은 여섯 배 이상 팔리고 있다”며 웃었다. 그는 “중국 시장에 6년 넘게 15억원 이상 꾸준히 투자해온 것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며 “중국 시장은 한 번 성장 궤도에 오르면 더 가파르게 성장할 수 있기 때문에 제품 경쟁력을 갖춰간다면 앞으로도 승산이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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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권 지니틱스 대표

박정권 대표는 상장 이후에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조직 개편에 나섰다. 기존에는 연구소 형태로만 조직을 운영했지만 터치 IC, SoC(시스템온칩), 솔루션 등 세 개 사업부문으로 나눠서 관리할 방침이다. 제품별로 성과를 더 명확하게 드러내기 위함이다.

SoC 사업 분야에서는 기존에도 개발해왔던 스마트폰용 오토포커스(AF) 칩, 손떨림방지시스템(OIS), 직류 전류를 IT 기기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DC(직류)-DC 컨버터 등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스마트폰 카메라 채용 증가에 대비한 제품군들이다.

솔루션 부문에서는 칩 뿐만 아니라 모듈 형태 제품을 내놓을 방침이다. 일례로 지니틱스는 사람들의 피부 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카메라 모듈을 개발하고 있다. 박 대표는 “화장품 회사 등에게 공급하면 소비자들은 화장품 사용 이후 피부 변화를 체감할 수 있고, 각 회사들은 다양한 소비자 정보를 축적할 수 있어 좋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코스닥 상장 이후 인력 충원에도 공을 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연내 기존 인력의 15% 이상을 채용할 방침이다. 대부분 반도체 설계 인력이다.

박 대표는 “상장을 하는 이유는 지니틱스 브랜드를 알리면서 고급 인력을 끌어들이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매해 직원들에게 스톡 옵션(주식매입선택권)을 제공하면서 직원 복지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그러면서 그는 국내 반도체 시장에서는 인력 양성이 최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권 대표는 “직원추천제, 헤드헌팅 등 갖은 방법을 써도 인력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라면서 “가뭄에 콩 나듯 배출되는 설계 인력도 대기업으로 취직해서 중소기업은 인력 채용이 갈수록 힘든 실정”이라고 전했다.

박 대표는 “정부의 시스템반도체 육성 방안 중 반도체 계약학과를 만드는 것은 환영한다”면서도 “각 학과마다 정원을 늘리는 정책도 수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니틱스는 각자대표 체제로 손종만 대표가 경영 및 국내를 총괄하고 박정권 대표는 해외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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