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여당 원내대표단 만나 '협치' 요구…日 대응책 논의보단 결속 다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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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청와대에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왼쪽 두번째부터 이인영 원내대표, 문 대통령,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일본의 대 한국 경제 보복 조치와 관련해 정치권 협치 등 초당적 협력을 재차 요구했다. 원내대표단은 일본의 부당함을 적극 알리면서 국민과 함께 문제 극복에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다만 이날 간담회는 한-일 경제전쟁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책 논의 없이 지난 5월 출범한 이인영 원내대표단과의 내부 결속 다지기에 그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날에도 문 대통령은 “우리는 할 수 있다”며 일본을 직접 겨냥하기보다 국내 결속에 초점을 맞추는 모양새를 보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대표단 오찬 회동에서 “추가경정예산이나 일본의 수출 규제 대응만큼은 힘을 모아 줬으면 좋겠다”면서 “국민과 함께 분노하고 걱정도 해야겠지만 희망과 자신감을 품을 수 있도록 정치권은 협치로 뒷받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간담회는 약 1시간 30분 진행됐다. 지난 5월 이인영 원내대표 체제 출범 이후 처음으로 청와대와 여당 원내지도부가 인사하는 자리였다. 이 원내대표를 비롯해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 박찬대·정춘숙 원내대변인, 윤후덕·김영호·맹성규·이규희·서삼석·표창원·고용진·김정호·제윤경·임종성 원내부대표 등 14명이 참석했다.

대표단은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와 관련해 한목소리로 정부의 단호한 대응을 높이 평가했다. 앞으로 일본의 부당함을 알리고 국민과 함께 문제를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김영호 의원은 “일제 침략에 맞서 네덜란드 헤이그에까지 달려가 부당성을 알린 것이 100여 년 전 일이다”면서 “그때는 실패했지만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세계무역기구(WTO) 등을 통해 일본의 부당함과 우리의 정당성을 세계에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표창원 의원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이번에야말로 제2의 독립, 단결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민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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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청와대에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청와대

이날 일본의 수출 제재와 관련해 구체적인 대응책은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이미 5당 대표와의 회동에서 여러 아이디어가 제안된 상황이어서 추가 제안을 하진 않았다”면서 “청와대와 민주당은 앞으로 공통된 인식으로 함께 노력하자는 데 의미를 뒀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연일 일본 정부를 향한 메시지가 충분히 전달됐다고 본다”면서 “정부 입장에 별다른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같은 말을 반복할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추경안이 90일째 통과되지 못한 부분에 아쉬움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국제통화기금(IMF)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는 한국의 재정 건전성이 이렇게 좋은데 왜 재정을 더 투입하지 않느냐며 문제를 제기한다”면서 “추경이 정말 중요하니 추경 통과를 위해 좀 더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후덕 의원은 “추경이 불발되면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 걱정이 크다”면서 “8월에는 추경을 반드시 집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추경 처리를 위해 노력하는 한편 경제 활력과 민생 안정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민생입법추진단 등을 통해 서비스업발전기본법, 빅데이터 3법 등 59개 중점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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