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51%나 급증했다.
'텔루라이드'와 '쏘울' 등 미국시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판매 호조를 나타냈다. 원·달러 환율 상승도 이익 개선에 기여했다.
기아차는 2분기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3.2% 증가한 14조5066억원을 기록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2010년 국제회계 기준(IFRS) 도입 이후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다. 영업익은 51.3% 증가한 5336억원, 순이익은 52.3% 증가한 5054억원이다.
이는 SUV 위주의 고수익 판매 차종 투입과 우호적 환율의 영향, 효율적 재고 관리와 인센티브 축소 등이 호조로 작용했다. 2분기 영업이익률은 3.7%로 전년 대비 1.2%p 올랐다.
2분기 기아차의 글로벌 판매(도매 판매)는 70만2733대로 전년 동기대비 5% 감소했다. 국내에서 10.9% 감소한 12만7405대, 해외에서 3.6% 감소한 57만5328대로 집계됐다.
특히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 늘어난 26조9510억원, 영업이익은 무려 71.3% 증가한 1조1277억원, 당기순이익도 51.1% 늘어난 1조1545억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1.7%p 증가한 4.2%로 나타났다.
글로벌 무역 갈등과 주요 시장의 수요 침체로 판매량은 감소했지만 고수익 신차 차종의 확대, 우호적인 환율 여건, 올 1분기 통상임금 충당금 환입 등으로 경영 실적은 대폭 개선됐다.
기아차의 올해 상반기 판매는 국내 시장에서 전년 대비 9.3% 감소한 24만2870대, 해외에서 0.8% 줄어든 110만9759대 등 전체 2.4% 감소한 135만2629대를 기록했다.
북미와 유럽·러시아·중남미 등 신흥 시장에서 판매가 늘었으나 중국 시장 부진의 늪은 여전히 깊다. 북미에서는 '텔루라이드'와 '쏘울' 등 신차 판매가 호조를 보였고, 아프리카·중동·아시아 지역도 '스토닉'과 '니로' 등 소형 SUV 위주의 실적 개선이 나타났다.
기아차는 올 상반기 북미에서 전년대비 2.3% 증가한 38만3192대, 유럽에서 1.0% 증가한 27만391대, 러시아·중남미·아프리카·중동·아시아 등 기타 시장에서 2.7% 증가한 31만1704대를 판매했다. 반면 중국 시장 판매는 14만4472대로 16.4% 감소했다.
기아차는 올 하반기에는 신규 SUV 모델 및 볼륨 신차 판매 확대, 인도를 포함한 신흥시장 공략 강화 등을 통해 수익성 방어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우선 최근 국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준대형 세단 'K7 페이스리프트' 모델과 소형 SUV '셀토스' 판매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이르면 3분기에는 대형 SUV '모하비'의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SUV 라인업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미국에서는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대형 SUV '텔루라이드', 미국 내 인기 모델인 '쏘울' 등 수익성이 높은 SUV 모델 판매에 집중한다.
특히 텔루라이드의 생산목표를 기존 6만대 수준에서 8만대 이상으로 높이는 등 생산성을 끌어올려 판매 확대에 나선다.
유럽은 '씨드 CUV' 출시 등 제품 라인업을 강화해 수익성 개선을 추진하고 '니로EV', '쏘울EV' 등 경쟁력을 입증 받은 친환경 모델의 판매 확대를 통해 친환경차 시장 선도 이미지를 지속 확보할 예정이다. 중국에서는 상대적으로 판매호조를 보였던 현지 전략형 준중형 SUV '즈파오', 소형 SUV '이파오', 신형 'K3'와 함께 '셀토스'를 추가로 투입해 판매 회복에 속도를 높인다.
또 기아차는 빠르면 7월부터 인도 공장 가동으로 인도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시장 2위 지위를 유지하는 러시아와 안정적인 판매 실적을 올리고 있는 멕시코 등 신흥 시장 판매 확대를 지속 추진한다.
기아차관계자는 “불확실한 경영환경에서 지속성장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미래를 위한 효율적인 투자를 포함해 향후 전반적인 기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함으로써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제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