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WTO서 '日 수출규제' 외교 압박 수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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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일본의 대 한국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항해 외교 압박 수위를 높인다.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에서 일본을 다각도로 압박하고, 백색국가 배제 움직임에 대한 의견서를 23일 오후 일본 측에 제출한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에 대한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배제가 현실화될 경우, WTO 제소를 서두른다는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WTO 일반이사회에서 일본의 대 한국 수출 규제 조치의 부당성을 알리는 발언을 할 대표로 김승호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을 파견한다고 밝혔다.

WTO 일반이사회에는 통상 각 회원국 제네바주재대사가 수석대표로 참석한다. 우리나라는 이번 회의의 중대성을 감안, WTO 업무를 담당하는 고위급 책임자가 참석한다. 현장에서 직접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WTO 최고 결정권을 지닌 WTO 각료회의는 2년마다 개최된다. 일반이사회는 각료회의 기간이 아닌 때에 열리는 것으로 각료회의를 대신해 WTO 최고 결정기관 기능을 한다.

김 실장은 WTO 통상 현안과 분쟁에 대한 대응 업무 등을 관장하는 수장이다. 특히 제네바대사관 참사관, WTO 세이프가드위원회 위원장 업무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통상 전문가다. 최근 WTO 한-일 수산물 분쟁 상소기구 심리에서 최종 승소를 끌어낸 주인공이기도 하다.

김 실장은 WTO 일반이사회에서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가 WTO 규범에 합치하지 않은 부당한 조치임을 지적하고 회원국의 이해를 높이는 데 주력한다. 일본 측에선 야마가미 신고 경제산업성 경제국장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 관계자는 “우리가 제기하는 안건은 전체 14개 의제 중 11번째 의제에 해당한다”면서 “WTO가 다자간 자유무역협정과 무역규제조치를 논의하는 장(場)인만큼 일본 조치가 WTO 정신과 협정에도 위배된다는 점을 널리 알려 국제 여론을 형성하고, 일본에 대해 동료 회원국들이 압력을 행사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일본이 24일 예정된 한국의 백색국가 배제 의견 수렴을 마치는 것에도 대비한다. 산업부는 일본의 백색국가 배제 의견 수렴을 마치기 전인 23일까지 경제산업성에 일본의 조치가 부당함을 알리는 서신을 이메일로 보낼 예정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배제하는 것은 3개 품목의 대 한국 수출 규제와 달리 각의(행정수반) 정령으로 행정절차법상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게 돼 있다”면서 “이해당사국인 우리나라가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공식적인 항의 수단”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일본의 백색국가 배제가 현실화될 경우 WTO 제소 등 외교적 압박을 가할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백색국가 배제 등이 현실화될 경우 WTO에 제소할 계획”이라면서 “WTO 제소가 단기간에 해결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있지만 일본의 '김 쿼터 제한' 소송에서 승소한 것처럼 수개월 만에 해결된 경우도 있다.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경민 산업정책(세종)전문 기자 kmlee@etnews.com,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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