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신 허리숙인 유니클로 대표, 불매운동 진화 나선 롯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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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진 에프알엘코리아(한국 유니클로) 대표가 17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진행된 사장단 회의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롯데 사장단이 국내 유니클로 불매운동 사태 진화를 위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합작사로 운영 중인 유니클로에 대한 불매운동 불길이 거세지면서 부담감과 함께 책임감을 느끼는 모습이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은 17일 오후 롯데 유통BU 사장단회의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일본 유니클로 본사 임원의 불매운동 폄하 발언은) 소통의 문제로 인해 오해가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황 부회장은 “어떤 재무임원이 투자자를 앞에 두고 악재가 오래 갈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면서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표했다. 이날 유통BU 소속으로 회의에 참석한 배우진 에프알엘코리아(한국 유니클로) 공동대표 역시 “잘 부탁드린다”며 연신 허리를 숙였다.

민감한 사안에도 황 부회장이 조심스럽게 입을 연 것은 롯데쇼핑이 유니클로 지분 49%를 투자해 합작사로 운영 중인 만큼, 추가적인 오해의 소지를 방지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일본의 무역보복에 대한 반감으로 일본산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격화된 상황에서, 유니클로는 최근 일본 본사 임원의 발언으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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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유니클로 모기업인 패스트리테일링은 지난 11일 결산 설명회에서 오카자키 다케시 CFO가 한국의 불매운동에 대해 “그 영향이 장기간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폄하 발언을 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며 국내서 거센 역풍을 맞았다.

유니클로 본사가 닷새 만에 공식적으로 사과의 입장을 전했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분노는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유니클로와 지분 관계가 얽힌 롯데의 시름도 깊어졌다.

2018년 회계연도 기준 한국 유니클로가 롯데쇼핑에 지급한 배당금은 465억원 규모다. 회계에 반영되지 않은 기말 배당금을 포함하면 롯데쇼핑이 지난 일년간 유니클로에게 받은 배당금만 544억원에 달한다.

유니클로 국내 187개 매장 중에 롯데백화점 등 그룹 유통채널에 입점한 매장수는 60여개로 롯데쇼핑은 지난해 유니클로에게 307억원 규모의 임차료를 수령했다.

한편 유니클로 관계자는 “해당 발언을 한 임원도 이번 사과문을 확인했으며 현재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부족한 표현으로 회사의 진심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불편을 끼쳐 드린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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