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한 영원국제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
특허청의 자료(2018년 IP TREND 연차보고서, 특허청)에 의하면 미국에서 국내 기업의 특허소송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미국내 우리기업이 연관된 특허 분쟁은 284건으로서 2017년의 182건 대비 약 56%가 증가된 수치이다. 284건 중 우리기업의 제소사건은 104건이고, 피소사건은 180건으로 나타나 전반적으로 피소가 많은데, 우리 기업에 대해서 소를 제기한 미국의 제소자의 상당수는 비제조기업(NPE)이 차지하고 있다. 미국의 보호무역이 강해지고 국내 기업의 미국진출이 활발해짐에 따라서 앞으로도 미국에서의 국내기업이 연관된 특허분쟁은 증가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에 따라 국내 기업의 원활한 미국진출을 위해서는 NPE 등을 비롯한 경쟁기업의 특허분석이 필수적이다.
국내 기업이 미국에서 상업적 활동을 추진 중에 발생할 수 있는 특허분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제도와 유사한 등록특허의 무효를 제기하는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고, 또한 미국의 법원에 침해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다만, 무효심판과 침해소송이 모두 미국의 법원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미국에서 소송을 진행하는 것이 당사자에게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이러한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적인 특허소송을 위해서 미국은 2012년부터 Leahy Smith America Invents Act(AIA)라는 제도를 새롭게 도입하였는데, 이는 특허발명의 실질적인 측면이라고 할 수 있는 특허등록 요건과 관련되는 명세서의 명확성, 신규성 및 진보성을 다툼의 대상으로 하는 경우에 미국 특허청에 설치된 미국 특허심판원(PTAB: Patent Trial and Appeal Board, 이하 PTAB라고 함)을 통해 일차로 해결할 수 있는 절차이다. 특허와 관련된 소송에는 특허발명의 무효를 주장하는 무효심판과 권리자와 제3자 간에 특허권의 권리범위에 포함되는 지를 판단하여 침해여부를 결정하는 침해소송이 있는데, PTAB의 절차는 특허의 무효심판을 다룬다. 본 고에서는 PTAB에에 대해서 살펴보겠다.
미국의 PTAB는 우리나라에서 특허청 산하에 설치된 특허심판원과 유사한 기능을 가지고 있는 기관이다. PTAB는 2012. 9월에 발효된 AIA에 근거해 발족되었고, 심판부(Trial Division)과 항소부(Appeals Division)으로 구분되어 있다. 심판부는 등록특허의 무효를 담당하고 있고, 항소부는 특허청에서 최종적으로 거절결정된 특허의 거절결정에 대한 불복심판을 담당하고 있다.
심판부에서 담당하고 있는 특허무효심판은 제3자가 특허발명의 문제점을 파악하여 등록특허의 무효를 주장하고 권리자는 이를 방어하는 당사자간의 다툼이고, 등록특허의 무효여부에 따라서 권리자와 제3자간의 특허침해소송도 결정될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권리자와 제3자 누구라도 PTAB의 결정에 불복할 경우에는 연방항소법원(CAFC)에 항소할 수 있다.
PTAB에 제기할 수 있는 특허무효심판은 크게는 Post Grand Review(이하 PGR이라 함)과 Inter Partes Review(이하 IPR이라 함)로 구분된다.
먼저 PGR은 특허의 등록이 이후 9월 이내에 특허권자를 제외한 제3자가 누구든지 제기하여 특허의 유효성을 다툴 수 있다. PGR이 제기됐을 때에 PTAB는 원칙적으로 PGR 절차 개시 통지가 있는 날로부터 1년 이내에 최종 결정을 하여야 한다. PGR 절차에서 제3자는 특허무효를 위해서 특허발명의 신규성, 진보성, 청구항의 불명확성, 명세서의 불명확성 및 실시불가능성 등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여 특허의 유효성을 다툴 수 있다. 특허권자는 PGR 절차 동안 제3자의 주장에 대한 답변기한(3개월) 이내에 PTAB의 동의하에 다툼이 된 청구항을 삭제하거나, 다툼이 된 청구항의 실질적인 변경없이 청구항을 대체할 수 있는 청구항의 정정을 청구할 수 있다. PGR이 제기되면 PTAB는 제3자의 주장과 특허권자의 답변 및 청구항의 정정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최종 결정을 할 수 있고, 또는 제3자와 특허권자의 화해(settlement)를 유도함으로써 종료될 수 있다. 제3자와 특허권자 중 누구라도 PTAB의 결정에 불복할 경우에는 CAFC에 항소할 수 있고, 당사자 간의 화해에 의해서 PGR이 종료된 경우에 제3자에게 금반언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PGR은 시간적으로 9개월 이내로 한정되어 있어서 제3자가 특허권자의 특허발명을 충분히 인식하고 이에 대해서 특허소송을 제기할 필요성을 인식하기기 쉽지 않기 때문에, 최근에는 PGR 보다는 IPR이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IPR은 모든 특허에 대해서 청구가 가능하고 특별히 2013년 6월 16일 이후 출원된 특허에 대해서는 PGR 신청을 위한 9개월이 기간이 경과한 후에 특허권자를 제외한 제3자가 청구할 수 있다. 만약 동일한 특허에 대해서 법원에 특허침해소송이 제기되어 있다면 그 특허에 대해서는 특허침해소송 고소장을 받은 후 1년 이내에 제출하여야 하고, 만일 IPR 청원자(제3자)가 이미 특허침해소송에서 특허의 유효성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을 경우에는 IPR을 청구하지 못하게 되어 있고, 제3자가 특허권자의 특허침해소송에서 피고이고 특허침해소송에 대한 반대소송(counter claiming)으로서 특허의 유효성에 대한 문제제기를 할 경우에는 IPR의 제기가 가능하다.
제3자는 IPR을 제기할 때에 PGR과 달리 특허 청구항의 기재불비 또는 명세서의 기재불비 및 실시불가능성을 근거하여 제기할 수 없고, 특허발명의 신규성 또는 진보성을 부정할 수 있는 근거에 대해서만 제기할 수 있으며, 그 근거자료로서는 선행특허와 간행물에 한정된다. 특허권자는 IPR 절차 동안 제3자의 주장에 대한 답신기한(3개월) 내에 다툼이 된 청구항을 삭제하거나 다툼이 된 청구항의 실질적인 변경없이 청구항을 대체할 수 있는 청구항의 정정을 청구할 수 있다. 또한 특허권자는 상기의 기간 내에 예비 응답권(Preliminary Response)을 제출할 수 있고, PTAB는 제3자의 주장과 특허권자의 의견 등을 고려할 때 특허의 유효성을 부정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능성(reasonable likelihood)이 있다고 판단되었을 때에 절차가 개시될 수 있다.
IPR 신청의 전체 혹은 일부가 거절된다면, IPR 신청자는 PTAB에 재심의(Rehearing)을 요구할 수 있으나, IPR 절차의 개시여부에 대한 PTAB의 결정에 대해서는 항소할 수 없다.
IPR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특허의 유효성을 제기하는 청구항이 20개일 경우까지는 9,000 달러의 요금이 적용되고, 20개를 초과할 경우에는 청구항당 200 달러의 추가 요금이 제3자에게 적용된다.
그리고 IPR 절차가 개시되면 제3자에게는 13,000 달러의 요금이 적용되고, 특허의 청구항이 14개가 넘을 경우에는 청구항당 400 달러의 추가 요금이 적용된다. IPR 절차가 개시된 후에 제3자와 특허권자간의 주장과 답변을 교환하여, 보통 절차를 시작하면 12달 내에 최종 결정서를 통지하나, 정당한 사유가 있을 경우에는 6개월이 더 연장될 수 있다.
IPR 절차가 개시되면 PTAB는 다툼이 된 청구항의 유효성을 판단하여 결정을 통지함으로써 종료되거나, PRG과 마찬가지로 당사자 간의 화해(settlement)를 통하여 종료될 수 있다. 당사자 간의 화해는 전적으로 PTAB의 재량에 의한 것으로서 양 당사자가 합의를 하였다고 하더라고 PTAB는 IPR의 종료요청을 거절하고 절차를 계속 진행할 수 있다. 제3자와 특허권자 중 누구라도 PTAB의 결정에 불복할 경우에는 CAFC에 항소할 수 있고, 당사자 간의 화해에 의해서 PGR이 종료된 경우에 제3자에게 금반언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일반적인 법정 소송에서는 원고가 ‘명확하고 설득력 있는 증거(clear and convincing evidence)'를 제출하여야만 받아들여지지만, PTAB에서 주관하는 IPR에서는 IPR 신청자(제3자)가 ’보다 더 설득력 있는(preponderance)‘ 주장이 받아들여지므로 제3자에게는 일반 법정보다는 IPR이 증거제출에 있어서 유리하고, 또한 청구항의 해석할 때에 광의의 해석기준(broadest reasonable construction of claim)에 의해서 청구항을 해석하므로 특허의 유효성을 판단할 때에 제3자가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우리 기업들이 미국에서 원활한 상업활동을 활발히 추진하기 위해서는 미국 특허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침해소송을 대응하기 위하여 미국특허에 대한 무효를 청구할 필요가 있으며, 이러한 경우에 제3자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한 IPR 제도가 유용한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 실제로 기업간의 특허분쟁에 있어서 미국에서는 많은 경우가 PTAB에서 주관하는 IPR을 이용한 합의를 이용해서 종료되는 경우가 많고, 소요되는 비용도 저렴하여 최근에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최근 5년간 미국 전체 특허분쟁이 감소되는 추세에도 IPR의 활성화에 의해서 그 신청건수는 연간 1,700 건 이상을 유지하고 있고, PTAB에 제기되는 신청건수에 있어서도 IPR이 전체의 약 94%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2018년 IP TREND 연차보고서, 특허청).
특허권자가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했을 때에 피고가 이에 대해서 IPR을 제기하고, IPR에 의해서 특허권자의 등록특허가 무효가 된다면 특허침해소송도 기각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IPR 제도는 시간적으로 법원에 제기하는 특허침해소송보다 최종 결정이 빠르고 등록특허의 신규성 및 진보성 등 유효성 여부에만 심결하고 있기에 특허 침해소송을 다루는 회사로서는 저렴하게 이를 처리할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어서, 국내 기업이 미국시장을 진출하는 과정에 특허 침해 소송에 대응하는 방법으로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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