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9일 중소기업과 대기업을 잇따라 만나 일본의 수출규제 보복조치와 관련한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일본과의 정치외교적 대립 속에서 우리 기업 피해가 가중되지 않도록 살펴본다는 차원이다. 최저임금 및 주 52시간 근로제, 미중 무역분쟁에 이은 일본과의 통상마찰 등 대내외적 요인에 따른 우리 기업을 달랜다는 목적과 일본에 대한 대응 전략 구상을 위한 것으로도 분석된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를 방문해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등을 만나 간담회를 가졌다.
민주당에선 이 대표를 비롯해 윤관석 당 정책위 수석부의장과 홍의락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여당 간사, 권칠승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 이해식 당 대변인이 자리했다.
중소기업계에선 김 회장과 김영윤 대한전문건설협회장,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 백종윤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장, 정재송 코스닥협회장,김정태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장 등 업종별 대표가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중소기업계는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한 중소기업 현안 과제 45건을 건의했다. △중소기업 협동조합 공동행위 허용 △중소기업 협동조합 중소기업 지위 인정 △중소기업 근로시간단축에 따른 보완책 마련 △최저임금 객관적 합리적 결정을 위한 제도개선 △중소기업 기업승계활성화를 위한 세제개편 지원 △노란우산 공제금 이자소득세 과세 적용 △개성공단 재가동 및 국제공단화 등이다.
김 회장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과 일본의 수출규제 등 불확실한 대내외 경제 상황으로 중소기업이 감내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국회가 어렵게 정상화 된 만큼 추경과 경제활성화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 그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는 “우리 경제의 여건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중 간 갈등이 생각보다 범위도 넓고 시간도 꽤 길어질 것 같다”면서 “그런데다가 일본 아베 총리가 우리 반도체 소재를 수출 규제까지 하겠다고 선언까지 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정, 또 여러분과 함께 각별한 노력으로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한다”며 “오늘 제안하신 11개의 요청사항을 포함해서 45건 건의사항을 꼼꼼히 살펴보고, 당정협의를 통해서 해결하는 방안으로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같은시각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만나 일본의 수출규제에 따른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 원내대표는 “(현 상황에 대해) 경제인들이 어떻게 진단하고 어떤 해법을 가지고 있는지, 혹시 있다면 지혜를 구하려는 마음으로 찾아뵙게 됐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정치가 기업으로 하여금 약속을 어기게 만드는 것이 과연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가 하는 질문에 저는 답을 내리지 못하겠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경제 교류는 단순 교류가 아니라 약속이며 거래”라면서 “기업은 모두 국적이 어디든 이를 가장 소중하게 여긴다”고 소개했다. 일본 기업은 특히 약속을 대단히 소중히 여긴다며 “이 약속과 거래를 한일 기업이 상호 지킬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정춘숙 당 원내대변인은 이 원내대표와 박 회장의 비공개 회담 후 브리핑을 통해 “위기가 기회인 것처럼, 이번이 소재·부품·장비 관련 산업 집중 육성 계기가 되지 않겠느냐. 대기업이 선단을 이뤄서 나아가야 한다는 등의 의견을 교류했다”고 전했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