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소프트웨어(SW) 전공자가 해마다 늘고 있다. 정부는 SW 전공자가 2015년 8개교 1034명에서 지난해 30개교 4830명으로 367% 증가했다고 밝혔다. 성균관대, 국민대 등 13개 대학이 SW단과대학을 새로 개설했다. SW학과 신입생 경쟁률도 2015년도 10.3대 1에서 2019년도 13.4대 1로 높아졌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5일 이화여대에서 SW중심대학 10개 종합대 총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5년차를 맞은 SW중심대학 방식 교육 모델을 모든 대학으로 확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반가운 일이다. SW는 4차 산업혁명을 위한 핵심 기반이다. SW 전공자가 늘고 있다는 사실은 그만큼 인재 확보 차원에서 유리한 고지에 섰다는 말이다. 과거에는 의사와 법조 전공에 밀려 SW를 포함한 공학 전공을 홀대하는 분위기였지만 다시 SW쪽으로 인재가 몰린다니 두 손 들어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정작 국내 SW업계로 눈을 돌리면 답답하다. 수십 년 동안 산업 진흥을 외쳐 왔지만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아직도 영세한 SW기업이 태반이다. SW산업협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매출이 100억원 넘는 SW기업은 464개사에 그쳤다. 인터넷서비스, 게임, 컨설팅 같은 기업을 포함한 수치다. 순수 SW기업만 보면 더 줄어든다. 매출이 수천억원을 넘는 대기업 정보기술(IT) 업체는 영업이익률이 채 3%도 되지 않는다. 반도체 부문도 사정이 어렵다 하지만 영업이익 면에서 여전히 10%대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대비된다. 시장 규모도 10년 동안 세계 시장의 1% 안팎에 머물고 있다. 당연히 세계무대에 내놓을 만한 SW기업은 찾기 어렵다.
결국 시장을 만들고 판을 키워야 한다. 인재는 시장이 만들어지고 기업이 커지면 몰려들기 마련이다. SW 제값 주기부터 하청업체라는 잘못된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 엔지니어도 제대로 대우해 줘야 한다. 무엇보다 글로벌 스타 기업을 만들기 위한 정책 방안이 필요하다. 마음껏 뛸 수 있는 운동장이 사라지면서 똘똘한 선수들이 떠나지 않을까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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