밋밋한 날씨 '풀 죽은' 에어컨-제습기, 7월엔 반등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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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랜드 용산점에서 소비자들이 제습기를 살펴보고 있다.

올해 여름가전 판매가 크게 늘지 못하고 있다. 아직까지 견디기 힘든 폭염이 없고 습하지 않다. 비교적 온화한 날씨에 에어컨, 제습기 판매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했다. 업계는 여름 날씨가 본격화되는 7월 이후 여름가전 실적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3일 전자랜드에 따르면 지난달 에어컨 판매는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 제습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절반이나 감소했다. 에어컨은 판매 정체, 제습기는 역성장이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지난 5월 에어컨 판매량이 반짝 성장하면서 6월 판매량에 기대감이 컸다. 0%대 성장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것”이라며 “비가 오는 날이 적어 제습기 판매량은 크게 꺾였다. 최근 짧은 장맛비로 일시적인 상승세가 있었지만 지난달 전체로 보면 지난해에 못 미친다”고 평가했다.

온라인 판매채널 집계는 조금 달랐지만, 판매실적이 대체로 저조했다는 반응은 같다. 다나와는 지난달 에어컨 판매량이 20% 성장했지만, 제습기 판매량은 3% 역성장한 것으로 집계했다. 온라인 채널 특성상 오프라인 양판점이 취급하지 않는 중소형, 중저가 제품이 다수 판매된 결과다. 판매량은 늘었지만, 매출액이 유의미하게 증가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다나와 관계자는 “일부 판매량이 늘어난 품목이 있지만, 작년 6월과 마찬가지로 무더위가 적어 전반적인 여름가전 판매는 좋지 않다”며 “에어컨 판매 상승세는 스탠드형이 아닌 창문형, 벽걸이형과 같은 중저가 제품이 견인했다”고 답했다.

업계에서는 큰 특징 없었던 6월을 두고 '가혹한 한 달'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여름가전은 천수답에 가깝다. 가장 큰 변수가 날씨다. 시기상 비가 많이 오지 않고 기온이 아주 높지도 않은 초여름 날씨를 보여서다. 6월은 여름가전 성수기로 분류되지만 정작 판매 상승효과는 미미한 편이다.

한 중견가전사 임원은 “매년 6월은 여름 성수기 초입으로 여름 가전은 물론 한해 판매의 중요한 분수령이 돼왔다”라며 “올해 6월은 특히 부진한 감이 있다. 계절 요인, 부진한 경기, 신제품 후광 효과 부재가 종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변수는 7월 날씨다. 기상청은 올 여름 더위가 작년 폭염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당분간 기록적인 무더위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지난달 말 장마시즌에는 남부지방에 한해 장맛비가 내리는 데 그쳤다. 업계로서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가전 판매에는 극단적인 날씨 변화가 호재가 되곤한다. 그렇다고 올 여름 시즌이 끝난 것은 아니다. 최근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여름 가전이 8월말, 9월까지 판매되는 일도 나타났기 때문이다. 여름철 다운 날씨가 며칠만 이어져도 실적이 신장될 것이란 기대감이 남아있다.

제조사와 유통사 관계자들은 “날이 덥고 습기가 많아야 여름가전 수요는 늘어난다”며 “온오프라인 가전 판매점들은 7월이후 추가 프로모션과 무더위 마케팅을 더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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