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으로 창업하라]<2>ICT와 BT로 일궈낸 버섯농장

천혜의 환경에서 자라는 버섯의 생육과정을 정보통신기술(ICT)과 바이오기술(BT)로 재현한 '희 농장'. 이곳을 만들어낸 인물은 5년 전만 해도 일반 기업의 컴퓨터 설계 프로그램 개발과 디자인 담당 직원이었던 남정현 지앤비팜 대표다.

그는 귀농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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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정현 지앤비팜 대표는 ICT와 BT를 활용해 버섯 농업회사 창업에 성공했다. [자료:농업기술실용화재단]

남 대표는 사무직 업무를 벗어나 가족과 함께 경기도 양평에서 버섯 농업회사 지앤비팜을 창업했다. 물과 공기로만 재배돼 '신의 버섯'이란 별칭이 붙는 노루궁뎅이 버섯 재배에 뛰어든 지 4년 만에 자리잡았다.

버섯은 시설투자비가 다른 농산물에 비해 높다. 남 대표는 창업비용에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150평 남짓한 작은 규모로 출발했다. 재배 면적은 작아도 버섯의 '씨앗'을 직접 만들어내는 알짜배기 버섯밭으로 키워냈다.

버섯은 종균을 통해 자란다. 지앤비팜은 ICT와 BT를 활용해 종균을 만들 수 있는 시설을 마련했다. 불안정하게 공급될 수 있는 모종을 자체 생산해 버섯 수급 안정성을 확보했다. 일반적으로 버섯 재배를 '농업'으로 분류하는 이유는 키우는 게 주 역할이기 때문이다. 지앤비팜은 종균을 자체 배양하고, 새로운 종균을 개발하는 연구개발(R&D)사업으로 확장하는 것까지 계획하고 있다.

버섯은 온도나 습도에 굉장히 약해 유통 과정도 더 까다롭다. 햇빛에 일주일만 노출돼도 물러져 버려야 한다. 신선도 유지가 관건이기에 지앤비팜은 소비가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시기에 수확한다.

그 외에는 전량 건조하거나 다른 가공품으로 만들어 신선도가 떨어지는 버섯 자체를 나오지 않게 한다. 지앤비팜은 건조버섯과 차로 먹을 수 있는 티백, 과립형 제품을 개발했다. 남 대표는 “소비자가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농업인으로서 '가공'을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최근 젊은 층에서도 귀농·귀촌에 대한 관심이 높다. 지자체가 귀농·귀촌인에게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막상 귀농한 사람에게 먼저 다가와서 알려주거나 이끌어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

남 대표는 정보 부재로 헤매고 있을 때 여러 사업설명회 중에서 필요한 커리큘럼을 발견했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 '농식품벤처창업센터(A+센터)'였다. 간단한 서류 준비와 연락만으로 지원이 시작됐고 농업과 관련된 기업가 네트워크 물꼬가 열렸다. 관계된 공공기관·재단과도 빠르게 연락이 닿았다. 버섯 제품을 상품화했을 때도 마케팅 지원을 받았다.

보육업체로 선정돼 단계별 교육은 물론, 공통 지원 사업을 통해 홈페이지 만드는 것부터 제품 성분 분석을 하는데도 도움을 받았다.

제품 포장지나 박스를 만들 때는 대량 구매가 어려워 높은 단가에 구입했었는데, 지원 사업을 통해 낮은 단가로 구입할 수 있었다. 창업자의 수익이 증가할 수 있는 실질적인 도움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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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정현 지앤비팜 대표는 ICT와 BT를 활용해 버섯 농업회사 창업에 성공했다. [자료:농업기술실용화재단]

지앤비팜은 리사이클링 분야에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다. 농업을 근간으로 한 자원 순환에 초점을 맞췄다. 산업 현장에서 나오는 자재나 폐자재를 이용해 톱밥을 활용해 버섯재배를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폐자재라고 하지만 톱밥으로 만들면 유기물이기 때문에 자연 순환이 가능하다.

<공동기획 농림축산식품부>


함봉균 정책(세종) 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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