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가 최근 두 달 연속 매출이 역신장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체 유통시장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도 어느새 20%대 밑으로 추락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5월 대형마트 3사(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매출은 전년 동월대비 3.6% 감소했다. 백화점(2.7%)·SSM(1.0%) 등 주요 오프라인 업태의 매출이 모두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지난 4월에도 대형마트 매출은 7.7%나 급감했다. 온라인 공세에 맞서 역마진을 감수하며 공격적인 행사를 벌였지만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구조적 수요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심리적 마지노선인 시장 점유율 20%의 벽마저 무너졌다. 대형마트가 전체 유통업태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1분기까지만 해도 21.1%를 유지했지만 4월 들어 19.6%로 10%대로 추락했다.
업계 선두업체인 이마트의 경우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743억원으로 전년대비 51.6% 감소했다. 할인점 사업부문의 경우 기존점 매출이 1.8% 역신장하자 영업이익도 29.5% 줄었다. 홈플러스의 경우도 지난 회계연도 기준 영업이익이 57.6% 감소하며 반토막 났다.
이처럼 대형마트의 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이미 영업이익이 반토막난 대형마트 업체들의 2분기 실적쇼크도 불가피해졌다.
증권가에선 이마트가 올해 2분기에 사상 최악의 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이마트는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4월과 5월 기존점 매출이 각각 7.4%, 3.5% 감소했다고 밝혔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2분기는 공휴일이 부족했던 데다 종합부동산세 증가 등의 영향으로 실적이 최저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기존점의 성장률 둔화로 고정비 부담이 증가했다“며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70% 급감한 160억원대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업계는 온라인과 신선식품을 핵심축으로 삼고 실적 반전을 꾀하고 있지만, 온라인·전문점 등 타 유통업태로 고객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구조적 침체기를 벗어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위기감이 짙어지자 발걸음도 바빠졌다.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자필 손편지를 쓴 데 이어 협력사 대표들과 릴레이 간담회를 가지며 위기설을 잠재우는데 힘을 쏟고 있다. 이마트 역시 실적 악화에 따른 주가 급락으로 손해를 본 소액주주들과 간담회를 가지며 불안감 해소에 공들이고 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