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 미국 메릴랜드대 박사 후 연구원(부산대 나노과기대 박사)이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팀이 입자가 장벽을 통과하는 '클라인 터널링' 현상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입자가 장벽을 만나도 튕겨져 나오지 않고 100% 통과해 버리는, 상대론적 양자역학이 만든 이 모순 현상을 관찰하고 그 결과를 '네이처' 표지 논문으로 발표했다.
메릴랜드대 연구팀은 이 현상을 관측하기 위해 먼저 붕소 화합물 계열의 위상절연체·초전도체 이중 구조의 박막을 제작했다. 이 박막은 상대론적 양자역학이 적용되는 특이한 초전도 특성을 띠고 있다. 이 초전도 박막에 일반 금속 팁을 접촉시켜 금속 전자가 통과하면서 나오는 신호를 측정했다.
금속에서 초전도체로 전자를 흘려보내면 전자는 계면에서 튕겨 나오고, 이 때 반사된 전자의 신호를 관측할 수 있다. 반면 상대론적 양자역학이 적용되는 특이한 초전도체는 반사하는 전자 없이 모든 전자를 100% 통과시켰다.
이 연구 성과는 양자정보소자, 양자센서 등 다양한 소자 개발에 유용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상대론적 양자역학이 적용되는 물질은 전류와 스핀을 동시에 제어하는 '스핀트로닉스', 양자상태를 연산에 이용하는 '양자컴퓨팅' 기술에 응용할 수 있다.
메릴랜드대 연구팀이 이번 연구를 주도했고, 캘리포니아대 어바인연구팀이 참여했다.
이승훈 연구원은 논문 제1저자(교신저자 이치로 타케우치 메릴랜드대 교수)로 이름을 올렸다. 현상 관측을 위한 소재의 물리적 특성 연구와 제작, 구조 디자인, 양자 수송 특성 측정 등을 이끌었다.
이 연구원은 “양자역학이 적용되는 미시세계는 '양자 터널링'에 의해 입자가 장벽을 통과할 수 있는 '확률'은 존재하지만 튕겨져 나올 '확률'이 더 크다. 하지만 양자역학이 상대성이론을 만나면 상상할 수 없는 현상이 벌어진다”면서 “이 현상을 잘 활용하면, 개별 소자의 동일성이 매우 중요한 전자부품 기술 개발에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 말했다.
이 연구원은 부산대 나노과학기술대에서 학사·석사·박사 과정을 마치고, 고려대 기초과학연구소 전문연구요원과 물리학과 연구교수를 거쳐 메릴랜드대 나노물리신소재센터 박사 후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