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케어를 넘어 직장에서 관리하는 '오피스 케어'가 주목 받으면서 관련 서비스 시장이 들썩인다. 최근 기업이 우수 인재 영입 수단으로 직장 내 건강관리를 내세우면서 디지털 헬스케어 신 시장으로 떠오른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기업은 복리후생, 중소기업은 인재 유치를 위해 직장 내 건강관리 서비스 도입에 관심이 높다. 정부 역시 근로자 건강관리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맞춤형 서비스 개발에 착수했다.
오피스 케어는 직장 내에서 비만이나 당뇨, 스트레스 등 다양한 질병 취약점을 회사가 전문 서비스를 도입해 관리하는 개념이다. 직원 복지는 물론 노동 생산성 향상, 우수 인재 유치 등을 이유로 도입한다.
국내 오피스 케어는 직장 건강검진을 매개로 이뤄진다. 건강검진 예약부터 결과 값을 분석해 관리방법과 병원 안내까지 제공한다. 에임메드는 현재 국내 200여개 기업에 오피스 케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올해 초에는 직무 스트레스 검사, 심리 상담까지 제공하는 멘탈 케어 서비스 'EAP'를 출시했다. 라이프시맨틱스는 직장 내 건강관리 서비스 '에필 체크업'을 3개 기업에 공급, 8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지웰페어 등 다수 디지털헬스케어 기업도 유사 서비스를 제공한다.
직장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 개발도 활발하다. 대한산업보건협회는 라이프시맨틱스와 공동으로 산업근로자 대상 인공지능(AI)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협회가 보유한 작업환경 분석 데이터 약 390만건과 근로자 건강검진 데이터 2억7000만건을 분석해 사업 형태별, 근로자 맞춤형 질병예측 알고리즘은 개발을 완료했다. 올해 실제 사업장에 적용할 계획이다.
송승재 라이프시맨틱스 대표(한국디지털헬스산업협회장)는 “직장 내 건강관리는 건강검진에 집중돼 완전한 디지털 헬스케어라고 부르기에는 다소 이르다”면서 “정부를 포함해 관련 협·단체에서도 AI 등 첨단 IT를 적용해 직장인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개발해 고도화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2017년 기준 우리나라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OECD 36개 회원국 중 29위다. 같은 해 기준 1인당 연평균 근로시간은 2024시간으로 OECD 국가 중 멕시코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주 52시간 제도 도입으로 조금 개선됐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근로자는 긴 노동시간과 비효율적인 노동생산성 등으로 스트레스, 비만, 고혈압 등 질병에 취약하다.
정부도 근로자 처우 개선을 위해 직장 내 건강관리 서비스에 관심을 둔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직장 환경에 맞는 건강관리 서비스 모델 개발과 실증 사업을 하반기 착수할 예정이다. 사업장 내 비만율 감소, 건강생활실천율 증가를 목표로 맞춤형 건강관리 모델을 개발하고, 실제 적용해 효과를 검증한다. 임직원 건강관리에 힘쓴 기업을 인증하는 '건강친화기업 인증제' 도입도 추진 중이다.
오피스 케어 태동은 디지털 헬스케어 수요 확산에 긍정적이다. 근로자 건강관리가 기업 책임으로 강화되면서 B2B 시장 규모가 커진다.
임진환 에임메드 상무는 “일본 정부는 기업에 보건지도 교육을 의무화하면서 직원 건강관리 책임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국내도 점차 기업 역할이 커진다”면서 “상대적으로 비용 지불 의사가 약한 B2C 보다는 B2B 수요가 커지면 업계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