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술(ICT)로 인류 번영에 기여하기 위한 황창규 KT 회장의 글로벌 행보가 속도를 내고 있다.
황 회장은 5세대(5G) 이동통신 리더십을 바탕으로 미래 비전 제시는 물론, '글로벌 감염병 확산방지 플랫폼(GEPP)' 프로젝트로 세계적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나아가 농업생산성 향상과 가축 전염병 확산 예방에도 ICT 활용을 제안, 농촌과 농업의 획기적 변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황창규 KT 회장은 12일(현지시간) 유엔식량농업기구(FAO) 공식 행사에 참석, 5G 혁신기술로 농업생산성을 높이고, ICT 기반 가축전염병 확산을 방지하자며 글로벌 협력을 제안했다. KT는 FAO와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ICT 기반 농업 혁신에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
◇혁신기술로 감염병 예방해야
황 회장은 '디지털 농업혁신(Digital Agriculture Transformation)' 콘퍼런스 기조연설을 통해 “세계적으로 인간과 동물이 감염병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감염병으로 인해 연간 지출되는 비용은 600억달러(약 71조원)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에서도 2015년 발생한 메르스로 인해 1만6600명이 격리되고, 19억달러(약 2조2500억원) 규모 사회·경제적 피해가 발생했다”고 예시하며 혁신 기술로 피해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KT는 지난해 1월 다보스포럼에서 통신 빅데이터를 활용한 GEPP를 제안해 호응을 얻었다. KT는 GEPP 확산을 위해 유엔글로벌콤팩트(UNGC),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세계경제포럼(WEF),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기구와 협력하는 한편 가나, 케냐, 라오스에서 GEPP 구축을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질병관리본부와 로밍데이터를 활용해 감염병에 노출된 여행객을 조기에 파악하고, 확산을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2016년 11월부터 적용 중이다. 2018년 한국에서 다시 메르스가 재발했지만 1명의 확진자 이외에 추가피해는 없었다.
농업 생산성 측면에서 황 회장은 5G 세상에서는 ICT를 기반으로 모든 4차 산업혁명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소개하고, 5G 기술을 농업에 적용한다면 혁명적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ICT 혁신기술을 통해 농업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새로운 방식으로 축산자원을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물 감염병 국가간 전파 막아야
황 회장은 KT가 개발한 다양한 ICT 솔루션과 기술을 소개했다. 스카이십(Skyship)은 대규모 경작지를 관리하고, 병해충 방지에 활용할 수 있다.
KT 태양광-스마트팜(Agri-PV) 사업은 시설농업에 태양광발전을 결합시키는 방식으로 농가의 새로운 수익모델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KT는 아랍에미리트(UAE)의 토후국 중 하나인 샤르자에 ICT 기반으로 사막형 온실을 구축했다. 증강현실(AR) 기술을 통해 원격에서 전문가가 작물재배를 도와 장애인이 새로운 농업 인력으로 거듭나고 있다.
황 회장은 “ICT를 활용해 농업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식량의 40%를 차지하는 축산물을 감염병에서 보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KT는 구제역,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 등 가축전염병 확산방지를 위해 2016년부터 농림축산검역본부와 '동물감염병 방역 의사결정 지원시스템'을 구축했다. 위성항법장치(GPS)를 기반으로 5만여 축산차량의 농장방문 정보를 분석해 전파 위험을 평가하는 시스템이다.
황 회장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아시아 국가로 확산된 것은 동물감염병의 국가간 전파 차단 중요성을 일깨웠다”며 “사람을 매개로 동물감염병이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기술 적용 필요성을 강조했다.
◇가축 전염병 확산 막는 LEPP 만들자
황 회장은 KT가 여행자에 의한 감염병 확산방지를 위해 제안한 GEPP를 동물 감염병에도 활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GEPP와 혁신적 빅데이터 기술을 바탕으로 가축전염병 확산방지 플랫폼(LEPP)을 만들자고 제안하고 3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첫째, FAO는 가축전염병 발생정보를 수집해 세계적으로 공유하고, 각 나라에서 LEPP를 사용하도록 독려할 것으로 요청했다.
둘째, 각국 정부는 축산농가 정보를 LEPP에 공유해줄 것을 제안하면서 개인정보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보호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콘퍼런스에 참석한 국제기구, 학계, 기업의 모든 관계자가 LEPP에 동참을 요청했다. KT는 관련 기술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황 회장은 “5G 기반 4차 산업혁명은 도시와 제조업 뿐만 아니라 농촌과 농업 분야에서도 획기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GEPP에 이어 LEPP를 주도해 글로벌 인지도를 한층 높여 5G와 혁신기술에 기반한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