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물과 천연가스를 활용해 에너지 밀도를 유지하면서 저장 압력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수소 저장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김기선)은 박영준 지구·환경공학부 교수가 이재우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팀과 공동으로 90기압 이하 낮은 압력에서 친환경 물과 천연가스를 이용한 수소 저장기술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수소자동차 연료인 수소는 부피당 에너지 밀도가 매우 낮아 수백 기압 이상으로 압축해 충전소에 저장해 사용한다. 에너지 저장 밀도를 유지하는 동시에 저장 압력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기술 개발이 수소경제사회 조기 구현의 관건이다.
공동 연구팀은 물을 이용해 일종의 얼음 형태인 가스 하이드레이트를 형성한 뒤 메탄이나 에탄의 천연가스와 함께 수소를 주입해 수소에너지 저장 밀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천연가스가 일종의 열역학 형성 촉진제로 작용해 저장 압력을 90기압까지 낮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새로 개발한 수소 에너지 저장기술이 수천 기압의 초고압 조건이 필요한 기존 순수 수소만을 이용한 가스 하이드레이트 저장 방법의 단점을 해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정유·석유화학·제철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수소부생가스를 기존 천연가스 배관망을 통해 '수소+천연가스 하이드레이트 적용 수소충전소'까지 이송·저장할 경우 수소 운송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영준 교수는 “물과 천연가스를 저장 매체로 이용해 안정적인 수소 에너지 밀도와 저장압력 기술을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기존 천연가스 배관망을 활용해 수소를 저비용으로 이송이 가능해 국가 에너지믹스 정책 수립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