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총재, 금리 인하 가능성 시사..."상황 변화에 적절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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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금리인하 계획은 없다던 기존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섰다. 미·중 무역분쟁 갈등 심화로 반도체 경기 회복을 낙관할 수 없게 된 탓이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 창립 69주년 기념사에서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경제 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해 나가야 하겠다”고 밝혔다.

'상황 변화에 따른 적절한 대응'이란 표현이 새롭게 추가됐다. 이는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까지 견지하던 “금리 인하로 대응할 상황은 아직 아니다”는 입장과 대비된다.

미중 무역분쟁과 반도체 수출 부진 등 대외 요건 불확실성이 배경으로 꼽힌다.

무역 분쟁이 해소될 여지를 보이지 않으며 반도체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늦어질 여지가 있는 것으로 진단한 것이다. 앞서 4월에는 하반기부터 주요국 수요가 살아나며 반도체 경기도 개선할 것으로 전망하며 4, 5월 금리를 동결시켰다.

성장 경로에 대한 진단이 달라짐에 따라 지난해 11월 이후 이어오던 금리동결 기조가 깨질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시장에서는 4분기에는 금리를 한 번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총재는 “대외 환경이 달라지며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한층 커진 것으로 판단된다”며 “특정 산업 중심의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우리 경제로선 이 같은 불확실성 요인이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따라 성장이 영향 받을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내달 18일 발표되는 수정 전망치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가능성도 시사했다는 분석이다.

이날 이 총재는 구조 개혁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저출산·고령화, 주력산업의 경쟁력 약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등 우리 경제의 성장을 제약하는 구조적 요인들이 상존하고 있다”며 “신성장동력 발굴, 고부가가치 서비스업 활성화, 노동시장 유연·안정성 제고, 규제 합리화를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당장의 어려움 때문에 변화하지 않는다면 훗날 더 큰 비용을 치르게 된다는 절박한 마음가짐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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