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시 “주연료 석탄에서 LNG로 바꿔라”...'GS 열병합발전소' 가동도 못 하고 법정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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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포천그린에너지가 1만7700평 규모의 포천시 신북면 장자일반산단 내에 준공한 열병합발전소 조감도.

GS그룹 계열사 GS포천그린에너지가 포천시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포천 열병합발전소 건축물 사용 승인 지연에 따른 경제 손실이 커지자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법정 공방을 예고했다. 건설을 마치고 본격 가동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발전소 주(主)연료를 바꾸라는 시의 입장에 따른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29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GS포천그린에너지(이하 GS포천)는 경기도 포천시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하기 위해 막바지 작업인 법률을 검토하고 있다.

GS포천 관계자는 “포천시 신북면 열병합발전소 주연료를 석탄에서 액화천연가스(LNG)로 전환할 경우 5000억원 이상의 손실이 불가피하다”면서 “이 같은 포천시 입장을 수용할 수 없다고 판단, 행정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천 열병합발전소는 주연료가 석탄으로, △장자일반산업단지 약 80개사 △염색집단화단지 약 20개사 등 100여개 업체에 연간 약 176만톤의 증기를 공급하는 규모다. 신북면 신평리 일원 한센인마을 무허가 공장을 합법·양성화하기 위해 포천시가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GS포천이 입주 기업에 저렴한 증기를 공급하는 사업을 맡았다.

GS포천은 2011년 9월 포천시와 열병합발전소 설립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2015년 12월 지자체 건축 허가를 받아 열병합발전소 시공에 착수했다. 이에 앞서 2013년 산업통상자원부는 포천 집단에너지 사업을 승인, 이듬해 환경부가 환경경영평가서 계획을 허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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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시는 5분 32초짜리 GS 열병합발전소(포천 집단 에너지 시설) 관련 영상을 제작해 지역 기업 등을 상대로 대대적 홍보활동을 펼쳤다. /자료=홍보영상 캡처 이미지

GS포천은 총 사업비 5700억원을 투입해 포천 열병합발전소를 준공, 3월 시운전까지 모두 마무리했다. 그러나 포천시의 무리한 요구로 상업 운전을 개시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GS포천은 주장했다. 또 박윤국 포천시장까지 직접 나서서 발전소 주연료를 석탄에서 LNG로 전환하도록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GS포천 측은 5000억원 이상 시공비 손실을 감내하면서까지 지자체 입장을 수용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수천억을 쏟아 부은 집단에너지 사업이 전면 중단 위기에 처한 것으로 진단했다.

GS포천 관계자는 “포천시가 산단을 조성하고 GS포천이 입주 기업과 주변 염색공장에 저렴한 증기를 공급하기로 공식 MOU를 맺은 뒤 중앙정부 승인 아래 발전소를 지었는데 이제 와서 주연료를 LNG로 바꾸라며 사용 승인을 내주지 않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강변했다. 이 관계자는 “수십 개 입주 기업에 대한 증기 수급 차질은 물론 LNG로 전환할 경우 연료비 상승으로 인한 산단 내 입주 기업의 경쟁력 악화도 우려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GS포천 측은 포천시가 열병합발전소 건축물 사용 승인과 관련해 지자체의 행정 업무를 법적 구속력이 없는 시민공론화위원회의 결정에 맡기겠다는 것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포천시가 직접 열병합발전소 건설을 결정하고 건축물 사용 승인을 시민위원회에 맡기는 건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GS포천 관계자는 “건축물 사용 승인은 당초 계획대로 적법하게 시공했는지를 확인하는 절차”라면서 “건축물 사용 승인 불허에 대한 법적 근거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행정소송으로 간다면 승소를 자신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포천시 관계자는 “GS포천 측에 준공 서류를 수기(手記)에서 전자 접수로 보완해 달라고 요청했다”면서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발전소 상업 운전 승인 여부와 관련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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