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방송 "5G 암 유발" 보도에 미국 발칵...진실은?

“5G가 당신을 죽일 수 있다”

러시아 국영방송 RT 미국지사가 5세대(5G) 이동통신 전파 유해성을 보도하면서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러시아보다 미국에서 갑론을박이 더 뜨겁다.

RT 미국지사는 최근 '무선 암(Wireless Cancer)'이라는 자극적인 자막을 달고 5G 유해성 기사를 내보냈다. 올해까지 △인간에 대한 위험한 실험 △5G 위험으로부터 어떻게 살아남을까 △5G 기술은 국제법 위반 등 5G 공격 보도를 잇달아 내보내고 있다.

보도 내용은 이렇다. 5G 스마트폰 사용으로 뇌종양, 자폐증, 불임, 심장 종양, 알츠하이머 발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5G 전파에 노출된 아이가 암을 앓거나 코피를 흘린다고도 보도했다. 학습 장애도 빼놓을 수 없다. RT 아메리카 기자는 5G 휴대전화를 가리켜 "작지만 당신을 죽일 수 있다"라고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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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신호 유해 주장은 이전에도 있었다. 해외 매체 로밍 버즈 등 외신은 2018년 10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실시한 5G 실험을 앞세워 유해성 논란을 제기했다. 5G 실험 장소 부근에서 새 떼가 수백 마리 죽고 연못 오리가 이상 행동을 보였다는 것이다.

네덜란드 정부는 5G와 새떼 죽음 간 명확한 인과 관계를 찾지 못했지만 5G가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고 타전했다. 국내에서도 한 국회의원이 "5G 기지국이 촘촘하게 설치되다 보니 전자파 문제가 생길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5G가 고주파 대역을 사용하고 빔 포밍 기술처럼 전파를 집중 조사하는 게 유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과연 이런 주장이 진실일까. 이를 반박하는 의견도 많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은 "5G 전파 유해성에 대한 자체 실험도 해봤으나 유의미한 결과는 없었다"라며 "5G라고 특별히 유해하다고 결론 내릴 수 없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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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FCC(연방통신위원회) 등에서는 5G 전자파 측정에서 허용치(1㎏당 0.08W)보다 수치가 훨씬 낮았다고 밝혔다. 미국과 프랑스 등 5G 시험 서비스 단계에서도 측정 지점 80%에서 전자파 노출량이 최대 허용치 수십 분의 1 이하로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RT 보도가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가짜뉴스'라고 반박 보도했다.

휴대전화 전파는 전자기 스펙트럼에서 무선 방송 주파수와 가시광선 사이에 있다. 많이 노출되면 DNA를 손상하고 암을 유발하는 X선 혹은 자외선 반대에 있다는 게 뉴욕타임스 지적이다. 5G처럼 주파수 대역이 높을수록 뇌를 포함한 장기 노출 위험이 줄어든다고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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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러시아도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5G 서비스 절차를 밟아가고 있는데, RT 보도는 앞뒤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RT 미국지사가 5G 위험성을 경고하는 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월 자국 5G 서비스 제공을 지시한 것과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RT미국 방송은 자사의 5G 유해성 보도에 대해 비판한 뉴욕타임스가 통신사인 버라이즌의 지원을 받고 있다고 재비판하면서 언론사간 대결로도 비화됐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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