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미중 무역분쟁 악화에도 2080선을 지키며 상승 마감했다. 주요 증시가 일제히 하락하고 공포지수가 급등하는 가운데서도 기관 매수세에 반등에 성공했다. 당장의 급락은 막았지만 점차 높아지는 갈등으로 당분간 증시 변동성은 확대될 전망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0.14% 상승한 2081.87로 장을 마감했다. 미중 무역갈등 영향으로 개장 직후 18.77포인트(P) 내린 2060.24로 출발해 장중 한때 2056.74까지 떨어졌지만 이내 반등에 성공했다.
간밤 뉴욕증시에서는 미중 관세 전쟁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2.38%)와 나스닥 지수(-3.41%),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2.41%)가 일제히 급락했다. 이른바 공포지수로 일컫는 S&P500변동성 지수(VIX)도 2010년 이후 평균 수준인 19.8을 넘어셨다.
중국이 다음달 1일부터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5∼25%의 관세를 부과한데 따른 영향이다.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 2000억달러어치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한 데 대한 보복 조치 차원이다.
이날 상승세는 기관이 견인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은 336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2851억원, 개인은 599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이날 기관 매도세는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악재가 증시에 선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외국인은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4거래일 동안 약 7000억원어치를 팔았다. 그간 국내 증시를 떠받쳤던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예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신흥국 주식 자산의 우호적 환경이 주춤하는 상황에서 외국인 자금에 대한 긍정 기대는 제한적”이라며 “단기 관점에서 변동성 확대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코스닥도 상승 마감했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전장보다 1.36P(0.19%) 오른 710.16으로 종료했다. 6거래일만의 상승이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이 107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반면 기관은 170억원, 개인은 778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도 상승세를 보이며 심리적 저지선인 1200원에 바짝 다가섰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9원 오른 1189.4원에 거래를 마쳤다. 2017년 1월11일(1196.4원) 이후 2년 4개월 만에 최고치로 전날 기록했던 연고점을 하루 만에 경신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