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숭례문 화재 그후...'지능성 CCTV'가 바꾼 문화재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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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 종합상황실에서 관계자들이 지능형CCTV를 이용해 실시간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창덕궁 후원 통제 구역에 침입자 발생! 침입자 발생!'

창덕궁 후원 뒤편 출입이 통제된 구역에 허가되지 않은 침입자가 나타나자 지능형 폐쇄회로(CC)TV가 먼저 움직임을 포착하고 경고 방송을 한다. 지난 2008년 국보 1호 숭례문 화재는 불법 침입자의 방화로 시작됐다. 불법 침입자를 찾아내는 게 문화재 보호의 첫걸음이다.

정부는 숭례문 화재 후 문화재 보호에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해 소방시설과 자체 관리시스템을 강화했다. 창덕궁은 최근 CCTV를 대대적으로 교체했다. 41만 화소급 CCTV를 200만 화소급 고화질 CCTV로 바꾸고, 화재 인식 알고리즘을 더해 각종 사고를 관리한다.

최근 프랑스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까지 발생해 관리 인력의 긴장감은 어느 때보다 높다. 방문 당일에도 오전과 오후 등 하루에만 세 차례 긴급 소방훈련이 실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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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은 최근 대대적으로 CCTV교체 작업을 진행했다.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숭례문 화재 발생 후 각 문화재에 CCTV를 도입하기 시작했고, 2012년 지능형보안관제 시스템까지 갖췄다. 화재 발생 시 매뉴얼도 다시 손봤다. 지능형 CCTV가 불꽃 등을 감지하면 곧바로 관제실의 대형 모니터에 팝업이 발생한다. 자체 소방요원이 현장에 투입되는 동시에 소방청으로 신고가 이뤄진다. 근처 소방서로 자동 연락을 취해 유사 시 5~7분 안에 화재 장소에 도착한다.

창덕궁의 소방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정규철 씨는 2일 2008년 숭례문 화재가 국민 모두에게 충격을 줬지만 이후 ICT를 활용한 문화재 관리가 가속화됐다고 설명했다. 외부의 출동보안 서비스 기업에 단순 관리를 맡기던 것과 달리 서울 4대 궁을 비롯한 종묘 등 주요 국가 문화재는 자체 소방 인력과 시설 등을 갖췄다.

창덕궁에 설치된 CCTV만 320대가 넘는다.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관람객이 다니는 일반 도보 길부터 창덕궁 후원 뒤 산까지 전체를 확인한다. 사고 발생 시 지능형 CCTV가 화재·침입 등을 감지해 관제센터에 가장 먼저 알리고, 자체 인력 현장 투입과 소방청 동시 신고로 후속 대응한다. 창덕궁 내 사용이 직접 가능한 소화기는 290~300개며, 약 400톤의 물을 사용할 수 있는 소화전도 65개를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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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씨는 “노트르담 화재 후 소방 긴급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침입, 화재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마련해서 긴급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평상시에 상·하반기 나눠 자체 소방훈련을 실시하는 등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창덕궁 종합경비시스템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서성현 쿠도커뮤니케이션 이사는 “이번 카메라 교체 작업 시 불꽃 감지뿐만 아니라 화재 감지 소프트웨어(SW)를 더해 이전보다 정확한 상황 판단이 가능하도록 했다”면서 “문화재를 지키는 시작 지점에 CCTV가 있다는 생각으로 지능형 CCTV 성능 개선 등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