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치면 여사가 좋아할 것”…정부·여당, 김대남 녹취록에 자중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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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오른쪽)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지율 동반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정부·여당 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 전당대회 당시 이른바 '한동훈 공격사주' 의혹이 나온 탓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당정 갈등의 또 다른 불씨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대남 서울보증보험 상근감사의 담당 변호사인 유정화 변호사는 2일 입장문을 내고 “모 유튜브 방송이 짜깁기한 불법 녹음 등이 당정 갈등에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당원들과 관계자분들에게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의뢰인은 당을 떠나기로 결심했다는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는 이른바 '김대남 녹취록' 탓이다.

앞서 한 유튜브는 김대남 서울보증보험 감사와 나눈 대화를 공개했다. 해당 녹취에 따르면 김 감사는 지난 전당대회를 앞둔 당시 한동훈 대표를 비난하는 내용을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여기에는 당비 횡령 의혹, 김 여사 문자 무시 언급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감사는 대통령실 시민소통비서관실 선임행정관 출신으로 시민소통비서관 직무대리를 지내기도 했다.

이후 한 대표는 직접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한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일 공지를 통해 “보수정당 당원이 소속 정당 정치인을 허위사실로 음해하기 위해 좌파유튜버와 협업하고 공격을 사주하는 것은 명백하고 심각한 해당 행위이자 범죄”라며 “국민의힘은 진상을 규명하고 결과에 따라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김 감사가 탈당을 선택한 배경이다.

그러나 국민의힘 지도부는 김 감사의 탈당에도 불구하고 필요한 조치를 계속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탈당하더라도 당원이었을 때 행동이니까 그에 대해 윤리위 조사를 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당원이었을 때 한 행동이다. 확인해서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면 사실확인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가 당정 갈등의 또 다른 내관이 될 가능성도 있다. 친한(친 한동훈)계 일각에서 대통령실이나 친윤(친 윤석열)계의 개입설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나오기 때문이다.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이날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이완용은 나라를 팔아먹었고 김 씨는 진영을 팔아먹었다”면서 “(해당 의혹은) 총선 참패 후 총선백서TF가 여의도연구원 조사 과정에서 취득한 내용으로 확인된다. 김대남 씨는 당직을 맡아 활동한 적도 없어서 총선백서TF가 조사 과정에서 취득한 정보를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총선백서TF가 획득한 정보를 백서에 넣을지 말지 등은 대외비였던 상황인데 이걸 김대남 씨가 어떻게 알 수 있었는가가 핵심”이라고 했다.

아울러 “(의혹 내용도) 심각하게 왜곡·날조됐다”면서 “중요한 건 김 전 행정관의 진영을 팔아먹은 행위가 단독 범행이었는지, 아니면 조직 플레이였는지 이게 굉장히 중요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