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드라이브]20·30대 소유욕 부르는 '캐스퍼 일렉트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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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성장세가 주춤한 전기차 시장에 현대차가 캐스퍼 기반 순수 전기차 '캐스퍼 일렉트릭'을 내놨다. 생애 첫 전기차 고객을 타깃으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덩치를 키운 새로운 차급의 전기차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실구매 가격을 2000만원 후반대까지 낮추고 긴 주행거리와 첨단 기능으로 무장했다. 전기차를 처음 구매하는 20~30대 고객의 소유욕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차였다.

외관은 차체를 키워 경차에서 소형차로 변신했다. 차체 전장은 3825㎜로 기존 캐스퍼 내연기관 모델보다 230㎜ 늘었고, 전폭은 15㎜ 넓어졌다. 휠베이스는 180㎜ 커져 넉넉한 공간을 확보했다.

전면은 현대차 전동화 상징인 픽셀 그래픽이 전기차 아이코닉한 디자인을 보여준다. 현대차 간판 전기차 '아이오닉5' 등에 적용한 디자인이다. LED 방식의 원형 주간 주행등과 헤드램프는 미래 지향적 느낌이다. 후면 역시 픽셀 디자인을 반영한 리어 램프가 전면과 통일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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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퍼 일렉트릭 운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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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퍼 일렉트릭 실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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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퍼 일렉트릭 앞뒷좌석

실내에 자리한 10.25인치 디스플레이는 충전 잔량 등 전기차 상태를 보여준다. 작동이 편리한 전자식 변속 컬럼, 주차를 돕는 서라운드 뷰 모니터가 운전자 편의성을 높인다.

인조 가죽으로 마감한 시트는 재질이 부드럽고 편안하게 몸을 잘 감싼다. 앞좌석은 여유롭고 뒷좌석은 벤치 타입 시트 형상으로 쾌적한 거주공간을 제공한다. 트렁크 공간은 280L로 기존 캐스퍼보다 47L 넓어졌다. 뒷좌석을 완전히 접으면 추가 공간을 확보할 수 있어 여행용 캐리어 2~3개를 싣기에 충분하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현대차가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 공장에서 만든 49㎾h 삼원계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완충 시 315㎞를 달릴 수 있다. 전기차 에너지 소비 효율을 나타내는 전비는 인증받은 수치보다 우수했다. 공인 전비는 5.2㎞/㎾h이며 시승 당일 경기도 파주 일대를 왕복하는 시승 구간에서 차량 계기판에서 확인한 전비는 6.9~7㎞/㎾h 사이였다.

배터리는 30분 만에 잔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차량 내부는 물론 외부로 220V 전원을 자유롭게 공급할 수 있는 실내외 V2L 기능을 적용했고 상위 차급에 적용됐던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를 비롯해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NSCC), 차로유지보조(LFA) 등 다양한 주행 편의 장비가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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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 장치

캐스퍼 일렉트릭은 에코, 노멀, 스노, 스포츠 등 4가지 주행 모드를 제공해 원하는 스타일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시승 시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니 차는 더 가볍게 나갔다. 회생 제동을 가장 낮은 단계로 설정하고 도심을 주행하니 전기차 특유의 울렁거림이 느껴지지 않았다.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PMSA) 시스템이다. PMSA는 차량 전방 1m에 장애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속페달을 밟았을 경우 차량이 이를 오조작으로 인식, 제동하는 기능이다. 멈춰 있는 상태이거나 정지해 있다가 출발하는 저속 상태에서 급하게 가속페달을 100% 밟았을 때 이 기능이 작동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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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퍼 일렉트릭

현대차가 마련한 공간에서 PMSA를 체험했다. 전방에 장애물이 있는 상태에서 차량의 기어를 드라이브로 설정하고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자 시끄러운 경고음을 내며 즉시 멈췄다. 계기판에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잘못 밟은 상태로 감지돼 보조 기능이 작동하고 있습니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십시오'라는 문구가 표시됐다. 이밖에 아이페달 모드, 디지털 키 2 터치, 1열 터치 타입 도어핸들, 전동식 파킹 브레이크 등 다양한 주행 보조 사양을 탑재했다.

캐스퍼 일렉트릭 기본형 가격은 3150만원이며 17인치 휠 모델은 3270만원이다. 두 모델 모두 지역에 따라 640만~1087만원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8월 1439대가 팔리며 기아 EV3에 이어 전기차 월간 판매량 2위에 올랐다. 충분한 상품 가치를 지닌 만큼 국내 2만대 판매 목표를 무난히 채울 것으로 기대된다.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