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만에 북러정상회담...한러·남북정상회담 잇따라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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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4일 오후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했다. 방문 이튿날인 25일에는 집권 후 첫 북러정상회담을 가진다. 북한의 비핵화가 핵심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한반도 비핵화 과정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북한과 러시아 언론은 이날 김 위원장이 새벽 전용열차로 북한을 출발, 오후 4시경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25일 블라디보스토크의 루스키섬에 위치한 극동연방대학교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담한다. 정상회담 날짜는 공개됐으나 구체적인 형식, 체류 일정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회담장은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때 푸틴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이 열린 극동연방대학교내 S동 가능성이 높다.

정상회담의 주요 안건과 공동 성명 발표 등 계획도 공개되지 않았다. 앞서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은 기자들에게 “핵심 사안은 한반도 비핵화 문제의 정치·외교적 해결이 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양 정상은 북미간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의 우호 증진에 초점을 두고 협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우방국이자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만큼 대북제재 완화 등에 지원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 이후 26일까지 러시아에 머물면서 경제시찰도 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해군의 태평양 함대사령부와 연해주 해양관, 식료품 가공 공장 등이 유력 방문지로 거론된다.

북러정상회담 계기로 한러정상회담 개최 가능성도 조심스레 예상된다.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인 니콜라이 파트루세프 러시아 연방안보회의(SCR) 서기가 25일 방한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다. 또 정의용 안보실장과 한러 고위급안보회의 가진다. 북러정상회담 논의 내용을 공유하고 푸틴 대통령의 국빈 방한 등을 논의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북러 정상회담에 이어 한러 정상회담, 그리고 남북정상회담 혹은 남북러 정상회담 등을 잇따라 개최하는 방안이 다양하게 추진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도 지난달 말 비밀리에 러시아를 방문, 푸틴 대통령 방한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노이회담 결렬 이후 북한이 러시아에 손을 내밀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무대에 러시아의 영향력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푸틴 대통령이 그간 북한 비핵화 논의와 관련해 6자 회담 필요성을 강조한만큼, 6자회담 제안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북측 전문가는 “러시아는 북한에 핵제조 기술을 처음 제공했던 곳이기도 하고 그간 지속적으로 참여를 희망했다”며 “하노이 회담 결렬이후 북한의 비핵화에 러시아의 역할이 일정부문 생긴 것으로 보이며, 이번 회담을 계기로 비핵화와 관련 자국의 참여를 더욱 강화하려고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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