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합니다! ICT분쟁조정상담센터입니다.”
따르르릉. 울리는 전화 수화기를 귀에 갖다 대자 '온라인 광고 분쟁' 관련 상담이 기다리고 있었다. A씨는 B온라인 광고업체에 제의를 받고 온라인 광고를 게재하기로 했으나 실제 제의와 달리 광고가 되지 않아 환불을 요청했다. 하지만 B업체는 담당자가 바뀌었다는 핑계를 대며 한 달가량 연락이 닿지 않았다. 결국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118 ICT 분쟁조정지원센터를 찾았다.
KISA 나주 본원에 위치한 'ICT분쟁조정지원센터'는 아침부터 분주했다. 대부분 콜센터는 걸러오는 전화(인바운드)에 업무가 치중된 반면, ICT분쟁조정지원센터는 문제해결을 위해 직접 전화를 거는(아웃바운드) 업무도 상당하다. 상담 한건이 접수될 경우 수십번 통화가 오간다.
신한철 KISA ICT분쟁조정지원센터 사무국장은 “사건 하나하나에 많은 공이 들어갈뿐 아니라 법적 지식을 요하기 때문에 법 전공자를 선호하며 지속 교육을 한다”면서 “전자상거래 범위가 단순 온라인 제품구매부터 개인 간 거래까지 광범위하기 때문에 온라인 거래가 늘면서 상담도 큰 폭 증가했다”고 말했다.
ICT분쟁조정지원센터 주 업무는 갈등 '조정'이다. 조정은 소송·중재와 함께 대표적인 분쟁해결 방식 가운데 하나다. 당사자 합의에 따라 분쟁에 관한 판단을 법원이 아닌 제3자(조정인)에 맡겨 분쟁을 해결한다. 중재인이 개입하는 중재, 재판을 통해 법률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소송'과 달리 신속하고 경제적이다.
ICT분쟁조정지원센터 다루는 주요 사건은 △전자문서·전자거래 △인터넷주소 △정보보호산업 △온라인광고 문제다. 상담처리 건수는 매년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전자문서·전자거래 상담건수는 2017년 1만1784건에서 지난해 1만6926건으로 43%가량 증가했다. 온라인광고도 2017년 1916건에서 지난해 2727건으로 42.3% 늘었다. 이들 영역모두 2016년과 비교해 3배가량 증가했다.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분쟁 영역이 생겨나는 만큼 갈등도 늘었고 이는 상담으로 이어졌다.
신 국장은 “개인 간 거래일지라도 온라인에서 시작해 오프라인 등 만남을 진행하기 때문에 전자상거래에 포함된다”면서 “최근 O2O서비스에서 생기는 분쟁이 빠르게 증가하는 등 사회 변화에 따라 새로운 분쟁도 계속해 발생된다”고 말했다.
소비자보호원 등 시장에는 다양한 상담센터가 있지만 KISA ICT분쟁조정지원센터는 온라인 거래에 특화해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조정을 제안한다. 단순히 분쟁수요를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라 국민 갈등 비용을 줄이고, 사회적 분쟁을 낮추는데 초점을 맞춘다.
조준상 KISA ICT분쟁조정지원센터장은 “세상은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다양한 분쟁이 일어나고 있어 일부 기관 등이 모든 수요를 모두 감당하기 어렵다”면서 “인터넷주소, 정보보호를 넘어 온라인과 관련해 KISA가 전문지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 편익을 높이고 사회적 분쟁을 해결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